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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에 뿔뿔이…어린이집의 '마지막 성탄절 파티'

입력 2017-12-25 20:54

"어린이집 상가로 분류돼 지원금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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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상가로 분류돼 지원금도 없어"

[앵커]

오늘(2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3.5와 2.1의 지진이 또 발생했습니다. 오후 4시 19분과 32분이었습니다. 기상청은 지난달 15일에 있었던 포항 지진의 여진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규모 3.5의 여진은 그동안 있었던 72차례 여진 가운데 세 번째로 큰 규모였지만, 다행히 피해는 없었습니다. 흥해읍 실내체육관 등에서 여전히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는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 달 전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진 한 어린이집 원생들은 오늘 마지막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습니다. 건물이 무너지고 학생이 줄면서 어린이집이 문을 닫게 된 겁니다.

오선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재혁아 어린이집 가야지. 일어나세요.]

 6살 재혁이가 간신히 눈을 뜨는가 싶더니 다시 베개에 얼굴을 묻습니다.

[더 자고 싶어.]

지진 뒤 재혁이는 매일 30분 일찍 눈을 떠야 합니다.

어린이집이 갈라지고 무너져 7km 떨어진 임시 건물로 옮겼기 때문입니다.

공간이 비좁아 5, 6세반은 합쳐졌고, 원아는 반으로 줄었습니다.

[김소희/학부모 : (아이가) 우리 어린이집 저렇게 됐어. 우리 저기 못 가. 오늘은 누가 안 왔어. 이렇게 얘기하고. 나 슬퍼.]

포항 영일어린이집은 지진 때 유독 피해가 컸습니다.

벽이 통째 떨어져 나갔고, 통학 버스는 망가졌습니다.

어린이집 내부입니다. 제 손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벽이 갈라져 있습니다. 옆에는 아이들이 사용하던 교구가 지진 전 모습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뚫린 공간은 천막으로 막아뒀습니다. 하지만 복구 계획은 막막합니다.

[김인정/영일어린이집 원장 : 성금도 저희는 줄 수가 없고 피해 복구비도 안 된다고 하니…]

[포항시청 관계자 : 주택 피해만 보상되도록 돼있습니다. 어린이집 같은 시설엔 지원 기준이란 게 없어요.]

결국 어린이집은 내년 2월 휴원을 결정했습니다.

함께 온종일 지내던 아이들은 이번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흩어져야 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들 표정이 밝습니다.

[원재혁/6세 : 3층 강당에서 공놀이하고 싶어요.]

[황인형/7세 : 친구들이랑 뛰어논 추억도 있고…]

곧 다가올 이별을 모르는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지내고 싶다는 크리스마스 소원을 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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