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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일·영어 할 줄 아는 애로"…이메일 속 '사모님 지시'

입력 2018-05-2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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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가 회사 조직을 동원해서 필리핀인 가사 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소식 얼마 전에 전해드렸죠.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가 직접 개입하고 지시한 정황을 보여주는 이메일이 공개됐습니다. 법무부 산하 서울 출입국 외국인청 이민 특수 조사대는 오늘(24일) 오후 1시 가사 도우미 불법 고용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아 씨를 먼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서 조사합니다.

전다빈 기자입니다.
 

[기자]

2014년 6월, 대한항공 인사부 직원이 임원에게 보고한 이메일입니다.

DYS, 즉 비서실로부터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가 지정한 연수생 입국 날짜를 전달받았다는 내용입니다.

이어 필리핀 지점에서는 이 씨가 지정한 날짜에 평창동과 이촌동으로 연수생을 보내겠다는 이메일을 인사부로 보냅니다.

평창동에는 조 회장 부부가 살고 있고 이촌동에는 큰 딸 현아 씨의 자택이 있습니다. 

이 씨의 지시를 받은 대한항공이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산업 연수생' 신분으로 입국시켜 조 회장 일가 자택에서 일하게 했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같은해 11월에 비서실이 인사부에 보낸 이메일에는 더 구체적인 '사모님 지시사항'이 담겼습니다.

'가사도우미가 과일과 야채 손질을 할 줄 모르니 부엌일을 할 줄 아는 애로 새로 구해라'라는 내용입니다.

며칠 뒤에는 독촉 메일까지 갑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연수생을 가사 실습까지 시켜 본 뒤 서둘러 보내라는 것입니다.

기존 연수생을 돌려보내기 위해 항공권을 준비하라는 지시도 담겼습니다.

연수생 신분인 가사도우미의 급여는 물론 출입국 비용도 회사가 부담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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