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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태형 소장 "화성 소금물, 흐르는 물 자체가 찍힌 건 아냐"

입력 2015-09-29 21:20 수정 2015-09-30 04:56

"젖어있는 토양 성분 분석 결과 소금 성분 나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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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어있는 토양 성분 분석 결과 소금 성분 나온 것"

[앵커]

이 자리에 천문학자인 이태형 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을 잠시 모셨습니다. 이번 발견이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갖는 것인가 살펴봐야 될 것 같은데요. 워낙 크게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안녕하십니까.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우선 궁금한 게 있는데 지금 제 뒤로도 총천연색 사진이 나오고, 아까 근접촬영한 것까지 다 나왔습니다만. 그건 실제 화성의 색깔과 거의 같은 겁니까?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화성 정찰위성이라고 MRO가 찍은 건데요, 굉장히 고해상도 카메라로 사진 찍고 있고요. 일부는 스펙트럼 분석한 사진이기 때문에 조금 다른…]

[앵커]

색깔이 좀 덧입혀졌을 가능성…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네, 그런 것들은 적외선 사진이라든가 다른 사진입니다.]

[앵커]

네, 일단 알겠습니다. 좀 궁금했습니다. 화성에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나사는 일단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기본적으로 생명체가 존재 가능한 곳, 해비터블 존이라고 하는데,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느냐를 가지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간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그래도 높지 않겠는가 라고 보는 거죠.]

[앵커]

액체 상태 물이 있는 건 맞죠?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정확히 물을 본 게 아니라 물에 젖어있는 흙을 찍은 거예요.]

[앵커]

아 네, 소금물이 막 흘러간다든가 이건 아니군요.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네, 잘못 아시는 게 물이 흐르는 상태를 찍은 것이 아니라 젖어있는 토양 성분을 스펙트럼 분석해봤더니 거기에 소금 성분들이 있더라 그런 거거든요.]

[앵커]

아무튼 지금 젖어있다는 것은 현재 물이 아무튼 있다는 거니까… (그렇죠.) 흐르진 않지만.(네.) 그런데 그게 굉장히 저온이고, 아시는 것처럼.(네.)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춥잖아요.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그렇죠. 화성만 하더라도 평균 기온이 영하 60도 정도 되기 때문에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닙니다. 그래서 액체 상태 물이지만 이것이 사실은 소금물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할 정도의 생명체 거주 가능한 조건은 좀 벗어나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이 좀 듭니다.]

[앵커]

네, 있어도 아주 작은…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미생물 정도가 있을 수 있겠죠. 사실은 2011년도에 이미 RSL(Recurring Slope Lineae)이라고…

[앵커]

어두운 경사면.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화성의 적도에서부터 중위도 지역에 경사면을 따라서 여름철이면 검은색 선들이 나타나는 거예요. 그러다가 좀 추워지면 없어지고. 과연 이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는데, 콘크리트가 젖으면 어두운 색이 되잖아요. 마르면 다시 밝아지고. 그런 것이 아니겠느냐 추측했던 거고 거기에 대해서 이번에 발표를 한 거죠.]

[앵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 저 장면이요, 저게 어두운 경사면이죠.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선들이 쭉 있잖아요. 폭이 한 50cm부터 두꺼운 건 한 5m 정도 되고, 길이도 수십미터에서 수백미터까지 된다고 하는데, 이것이 여름철에만 나타났다 없어지니까 이게 결국 물이 흐른 게 아니겠느냐…]

[앵커]

그랬다가 다시 좀 추워지면 얼고, 그런데 소금물이기 때문에 어는 온도는 굉장히 낮을 거고.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낮아지죠. 하지만 평균 온도가 영하 60도 정도고 추워질 때는 영하 100도 이상 내려가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부분인데요.]

[앵커]

자, 이걸 다시 한 번 보면 화살표 된 부분, 저기 검은 자국이 있는 것이 소금물이 흐른 흔적이다 그런 얘기인가요?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그렇죠. 실제로 물이 흐르는 것을 보지는 못했고, 저걸 분석해봤더니 그것이 소금물이라는 건데요. 사실은 2013년에 큐리오시티가 발표를 했어요. 큐리오시티라고 화성탐사로봇이 가 있잖아요. 2013년 가을에, 이 무렵에 발표한 게 화성에 있는 흙이라든가 모래를 분석해보니까 물이 2%쯤 되고, 그 이외에 이번에 발표했던 소금기가 0.5% 정도 있더라. 그래서 화성의 토양에는 물과 소금기가 워낙 많이 있던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정확히 했다면 이 물이 어디서 왔는지, 과연 대기 중에서 흡수한 건지, 아니면 지하에서 얼었던 것이 녹은 건지…]

[앵커]

그건 모른다는 말이죠.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모르는 거죠. 원래 소금기 많은 흙은 있었던 거고, 그래서 이것이 흐르는 형태로 찍힌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동안에 나사에서 몇 차례에 걸쳐서 중대발표를 한다고 한 다음에 내용 보면 '이게 뭐 중대발표감인가'라고 생각할…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네, 몇년 전에도 슈퍼 박테리아라고 했는데… 결국은 외계에서 발견된 게 아니라 지구에서 발견된 거였고…]

[앵커]

그 때 가장 김이 빠졌죠, 쉽게 얘기하면.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네, 그런 것도 있었고, 90년대 같은 경우에는 화성에서 온 것에 박테리아가 발견됐다고 했는데, 알고보니까 지구에서 오염된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서…]

[앵커]

이번 건은 그 때에 비하면 그래도 비중이 큰 겁니까?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이번 같은 경우 흐르는 물 자체가 찍힌 줄 알았습니다, 사실은. 그런데 화성 토양에 물이 충분히 많이 있고 소금기도 많았는데 그것이 당연히 온도가 높으면, 얼음에다 소금 뿌리면 녹는 것처럼 비슷한 현상일 텐데 이렇게까지 크게…]

[앵커]

할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그건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아무튼 일종의 마케팅인 것 같아요.]

[앵커]

그것은 뭐랄까. 냉전시대에 소련과 경쟁할 때의 나사에 굉장히 많은 예산이 주어졌지만 지금은 점점 축소되는 것에 대한…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그런 냉전시대의 것도 있었고, 또 하나는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다 보니까 과연 우주개발에 이렇게 많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야 되겠느냐 해서 나사의 예산이 굉장히 줄어들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우주왕복선도 퇴역시켰고. 그러다 보니까 우주정거장에 보내는 화물이라든가 사람도 민간회사에다 이양을 하고 있고. 오로지 나사가 화성에 가는…]

[앵커]

그래서 요즘 화성에 그렇게 올인하는 거군요.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네, 오리온이라는 우주선을 만드는 데도 올인하고 있고, 거의 화성 탐사에 올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게 함으로써 명분을 좀 얻어서 예산을 줄어들지 않도록 한다?

[이태형/한국우주환경연구소장 : 그렇죠. 화성에 2020년에도 로봇을 보내는 미션이 있는데요. 그것도 15억불 이상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2030년대에 가려면 그것도 몇십억불 이상이 들거든요. 그런 돈을 과연 들일려면 충분하게 화성 탐사에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야 되는데 충분히 의미는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지구가 있고 난 다음에 화성이 있는 건데, 화성은 어떻게 보면 우리한테 보험이거든요. 마케팅은 굉장히 중요하긴 한데, 조금 더 지구를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생각도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한국우주환경연구소 이태형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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