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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들썩이게 한 '엘넥라시코' 넥센이 웃었다

입력 2012-05-1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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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들썩이게 한 '엘넥라시코' 넥센이 웃었다


넥센과 LG은 뜨거운 라이벌이다. 두 팀이 펼치는 경기는 늘 손에 땀을 쥐게 해 프로야구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1승1패씩 주고 받은 양팀은 10일 목동구장에서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했다. 팽팽한 투수전 끝에 넥센이 LG를 한 점 차로 이기고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4승1패로 앞서갔다. 이전 두 경기와 달리 2시간42분 만에 일찍 끝났지만 끝까지 승패를 알 수 없는 접전이 이어졌다.

◇넥센 임시 선발 김영민, 사고 치다.

넥센 선발 투수 김영민이 이날 경기의 '히어로'로 떠올랐다. 문성현의 갈비뼈 부상으로 올 시즌 첫 선발 기회를 얻은 김영민은 LG 타선을 7이닝 1실점으로 막았다. 지난해 6월16일 잠실 두산전 이후 약 11개월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전날까지 시즌 6경기에서 승패가 없었던 김영민은 최고 시속 148㎞의 직구에 커브와 슬라이더, 투심패스트볼을 적절하게 섞어 던지며 LG 타선을 요리했다. 1-0으로 앞선 4회초 시속 119㎞짜리 느린 커브를 던지다 이진영에게 맞은 1점 홈런이 옥에 티였다. 김영민은 "표는 안 내려고 했지만 승리에 대한 생각을 안할 수가 없었다. 후배들이 잘해 질투가 났다. 그래서 잘해야 한다는 욕심이 더 생겼다"고 말했다.

LG는 선발 이승우가 5⅔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으나 뼈아픈 실책으로 경기를 놓쳤다. 1-1로 맞선 6회말 1사 2루에서 2루수 서동욱이 투수 이승우의 견제구를 놓쳐 정수성에게 3루를 내줬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유격수 오지환은 다음 타자 이택근의 땅볼을 놓쳤고, 그 사이 정수성이 홈을 밟아 결승점을 내줬다.

◇엘넥라시코, 팬들의 지갑을 열게 하다.

이날 경기는 오후 8시께 입장권 1만2500장이 다 팔려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올 시즌 넥센 홈 경기 네 번째 매진이자 전날에 이어 2경기 연속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넥센 관계자는 "2008년 팀 창단 후 주중 경기에서 이틀 연속 매진은 처음"이라고 했다.

넥센은 지난해까지 평일 경기에서 목동구장을 꽉 채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1000만 인구의 빅 마켓 서울을 연고지로 삼고 있었지만 신생 구단인 데다 LG와 두산이 터줏대감처럼 자리하고 있어 팬들을 야구장으로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팀 사정으로 주축 선수가 잇달아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바람에 프랜차이즈 빅 스타가 없었던 것도 소외받은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10일까지 넥센은 홈 12경기에서 11만3307명을 동원했다. 지난해 초반 12경기(6만4474명)와 비교하면 76% 늘어났다. 8개 구단 중 최고 증가율이다. 이 같은 관중 증가는 메이저리거 출신 김병현과 외야수 이택근의 합류 외에 넥센과 LG의 라이벌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넥센은 창단 후 2010년과 2011년 각각 두 차례씩, 총 네 번 LG전에서 홈 경기 매진을 기록했다. 모두 주말 경기였다. 평일 경기 이틀 연속 매진은 그만큼 넥센과 LG의 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노건 넥센 운영이사는 "항상 대등한 경기를 펼치니까 흥행에 도움이 되고 선수들도 열심히 한다. (LG와의 라이벌 관계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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