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선 시대 임금의 얼굴은 용안, 즉 용의 얼굴이라고 해서 함부로 쳐다볼 수도 없었다고 하죠. 임금의 초상화 어진도, 마찬가지 였는데요. 87년 만에 공개되는 순종 어진을 비롯해서 역대 임금의 모습을 한자리에 담은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주정완 기자입니다.
[기자]
조선 영조 때 사도세자의 비극을 그린 영화 '사도'입니다.
영화 속 영조의 모습은 임금의 초상화, 즉 어진을 토대로 재현했습니다.
87년 만에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조선의 마지막 임금 순종 어진.
얼굴조차 알아보기 힘든 건 6·25 전쟁 직후 피난지 부산에서 역대 임금의 어진을 보관하던 창고가 화재로 큰 피해를 당해서입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어진도 흥선대원군 집권기에 그린 건 온전하게 남았지만, 고종이 대한제국 선포 후 다시 그린 건 절반 이상 불에 탔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시대 역대 임금의 모습과 어진 제작 과정을 살펴보는 특별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이종숙 학예연구사/국립고궁박물관 : (어진은) 단순한 초상화 이상의 의미를 갖는데요. 현실 속의 왕과 다름 없는 그런 위상과 존엄성을 가진 존재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화재로 훼손된 어진도 공개하는 이번 전시는 내년 2월까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