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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냐, 절세냐 … EU 철퇴 맞은 스타벅스의 '기발한' 탈세수법

입력 2015-10-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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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냐, 절세냐 … EU 철퇴 맞은 스타벅스의 '기발한' 탈세수법


유럽연합(EU)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커피체인 스타벅스와 자동차 제조업체 피아트 크라이슬러에 각각 최대 3000만 유로(약 387억 원)의 세금 철퇴를 내린 것을 계기로, 스타벅스가 유럽에서 벌인 '기발한' 탈세 수법에 또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는 21일 EU 규제당국이 스타벅스의 유럽 비즈니스를 여전히 '비밀스럽고, 안을 들여다 볼 수없는 상자'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영국에서 3년간 12억 파운드의 매출을 올렸으면서도 법인세는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을 일으킨 바있다. NYT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네덜란드에서만 무려 4억 700만 달러의 세전 수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으로 낸 돈은 1%도 채 안되는 260만 달러에 불과했다. 이 기간동안 스타벅스는 약 3000만 달러 규모의 세금을 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벅스는 어떻게 이처럼 많은 수익을 올리고서도 세금을 전혀 내지 않거나, 극히 적은 액수만 낼 수있었을까.

비결은 유럽 각국마다 다른 세제 또는 세율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그 자체만으로는 특별히 불법이라고 할 수없다. 하지만 EU는 스타벅스 등 다국적 기업들이 유럽 각국의 세금 제도를 악용해 불법적인 탈세를 저지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는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려는 각국 정부의 과도한 욕심도 한 몫하고 있다. 사실상 불법적인 탈세를 눈감아주고 있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EU 당국은 이번에 스타벅스와 피아트 크라이슬러를 조사하면서, 기업들을 직접적 수사대상으로 하지 않고 해당 국가들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으로 '검은 거래'의 실체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드러난 바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유럽에서 저지른 대규모 탈세 또는 절세수법의 핵심에는 최근까지 영국 런던에서 활동해온 알키(Alki) 법인과 스위스에 둔 커피원두 수입사가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1년 유럽 각국에 법인을 세우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대규모 커피 로스팅 공장을 세웠다. 또 법인세 부과 대상이 아닌 파트너십 계약을 네덜란드 정부와 여러건 체결했다. 그 중 하나가 스타벅스의 '고향'인 시애틀의 별명에서 따온 '에메랄드 시티'란 이름의 법인이다.

에메럴드시티는 바로 런던에 있는 알키란 회사의 모기업이다. 알키는 유럽 전역에 있는 스타벅스 점들의 지적재산권을 관리하는 회사로, 지배구조상 법인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NYT는 지적했다. 즉 매년 유럽 전역의 스타벅스 점들로부터 수천만 유로의 수익을 걷어들이면서도 법인세는 한 푼도 안낸다는 이야기이다. 게다가 '지적재산권'이라고 하는 것도 로고 사용 관리나, 커피를 제조할 때 물 온도 등 기초적인 레시피 사용료에 불과하다며 NYT는 의혹을 제기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4월 암스테르담에 있는 에메랄드시티 법인과 연결돼있는 스타벅스 커피 인터내셔널은 알키에 두 차례 대금을 지불했는데, 한번은 2억8300만 유로였고, 또 한번은 1억 5800만 달러였다.

스위스에 있는 스타벅스 회사도 의혹투성이이다. 이 회사는 직원이 40명 밖에 안되는 소규모 기업이지만, 전세계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하는 커피 원두 전부를 구매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이 회사가 전세계 스타벅스 매장에 원가보다 20% 가량 높은 가격으로 원두를 팔고 있다는 것이다. EU 당국은 스위스 회사가 이같은 방법으로 수익을 올리고, 각 매장들은 과세대상이 되는 수익을 축소 신고할 수있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스타벅스의 데이비드 헨더슨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해 스타벅스 유럽본부가 암스테르담에서 런던으로 이전한 것을 계기로 알키는 해체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 예전의 스타벅스 유럽 본부 구조는 해체돼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NYT는 알키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 스타벅스 EMEA 홀딩스로 재편됐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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