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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논란' 머리 숙인 강경화…"경위 떠나 매우 송구"

입력 2020-10-07 18:19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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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2년 전 이탈리아 로마에서 행적이 사라졌죠. 북한의 조성길 전 이탈리아 대리대사가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1997년, 황장엽 노동당 국제 비서의 망명 이후 최고위급 인사인데요.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조성길 한국 체류 확인…황장엽 이후 최고위급 >

2년 전 이탈리아 로마에서 홀연히 자취를 감춘 북한 외교관, 조성길 전 대사대리입니다. 부인도 함께 사라졌는데요. 당시 외신은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CNN 보도 (현지시간 지난해 1월 / 화면출처: CNN) : 북한 고위급 외교관이 로마에서 사라진 건 이탈리아의 미스터리입니다.]

조 대사대리의 행방을 놓고 추측성 보도도 쏟아졌습니다. 미국이다, 영국이다, 아니다 평양으로 돌아갔다, 관계자발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CNN 기자 (현지시간 지난해 1월 / 화면출처: CNN) : 오늘 밤, 저명한 남한 언론은 익명의 취재원의 입을 빌려 조성길이 서방 국가에 망명을 요청했고 이탈리아 정부가 그를 보호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탈리아 측 관계자는 어떠한 망명 요청도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고 CNN에게 밝혔습니다.]

우리나라도 후보군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나의 친구 조성길에게'란 공개편지를 띄우기도 했는데요. '대한민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면서 '서울에서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국회에서도 관련 질의가 이어졌습니다. 국정원은 관련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김민기/당시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 (2019년 1월) : 국정원에 그 어떤 연락을 취했거나 잠적된 두 달간 그런 적은 없다라고 국정원은 확인했습니다.]

접촉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로마에 남아있던 조 대사대리의 딸이 북송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국행 가능성이 더 낮아진 셈이죠. 국정원은 지난해 8월, 조 대사대리 부부가 이탈리아를 떠나 어딘가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은재/당시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 (2019년 8월) : 이탈리아는 떠났고 신변은 어딘가에서 보호를 하고 있다, 그렇게까지 저희가 답을 얻었습니다. 우리 정부가 보호하고 있다고는 얘기를 안 했고요. 제3국이 아닌가 이렇게 보여집니다.]

국정원이 말했던 '어딘가' 바로 우리나라였던 겁니다. 조 대사대리 부부는 지난해 7월, 이미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있었다고 하는데요. 지난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비서가 국내로 망명을 했었죠. 이후 20여 년 만에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가 한국행을 선택한 겁니다.

정부가 1년 넘게 조 대사대리의 망명을 비밀에 부친 이유. 조 대사대리 부부의 안전과 북한에 남겨진 가족을 고려한 걸로 보입니다. 관련해서 태영호 의원이 입장문을 냈는데요. 북한에선 단순 탈북 외교관은 도주자·이탈자지만, 대한민국으로 망명하면 변절자·배신자로 규정한다며 조 대사대리의 딸을 걱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딸을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언론이 노출을 자제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습니다.

조 대사대리의 망명 소식에 북한은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태영호 의원이 한국행을 택했을 땐 이런 반응을 내놨었죠.

[조선중앙TV (2018년 5월) :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태 의원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했을 뿐, 남북관계와 연계시키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조 대사대리의 망명도 남북 사이에 특별한 악재로 작용하진 않을 거란 관측입니다.

< '남편 논란' 먼저 머리 숙인 강경화…예방주사 효과 '톡톡'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정감사가 시작하자마자 고개를 숙였습니다. 남편의 미국행 때문입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 국민들께서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제 남편이 해외로 출국한 것에 대해서 경위를 떠나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의원님들의 많은 질의와 질타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에 성실하고 진솔하게 답을 드리겠습니다.]

강 장관은 최근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쓴소리를 들었죠. 심지어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이런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일병 교수가 이해가 된다"며 "강경화 장관과 지금까지 살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하다"는 겁니다. 여기에 본인이 직접 댓글까지 달았습니다. "강 장관도 이해는 된다. 장관이 일등병과 살았으니. 장군하고 살았으면 몰라도"라고 말입니다. 이일병 교수의 이름을 가지고 나름의 해석을 한 듯합니다. 게다가 뜬금없는 장군이라, 본인이 장군 출신이라 자부심이 대단한가 봅니다.

누가 봐도 조롱에 가까운 글인데요. 언론에서 왜 이런 글을 썼느냐고 묻자 '조크였다' 답했다고 합니다. joke, 우스개·농담이란 뜻인데요. 웃음 포인트가 어딘지 잘 모르겠습니다. joke엔 이런 뜻도 있습니다. '어이가 없어 웃기는 사람', 본인을 두고 '조크였다'는 표현을 썼다면 조금 이해는 갑니다. 스스로도 느낀 점이 있었는지 해당 글은 삭제했습니다.

강 장관이 국감 전 미리 예방주사를 놔서일까요. 당초 예상과 달리 남편과 관련된 질의는 경고 수준에서 넘어갔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의원 : 장관에게 쏠린 강경화 외교장관에게 쏠린 좀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고 계십니까?]

[강경화/외교부 장관 : 예 충분히 의식하고 있습니다.]

강 장관 남편의 행동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었죠. 더불어민주당도 이번엔 강 장관을 지원 사격했습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 최근에 배우자 분과 관련된 부적절한 태도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것이 일각의 주장처럼 장관의 어떤 업무 수행과는 무관한 것이기 때문에 사퇴 여부는 좀 과하다고 보는데요.]

강 장관 개인 문제보다는 정책과 현안 질의가 중심이 됐습니다.

[박진/국민의힘 의원 : 이번 서해 만행으로 피살된 우리 국민을 위해서 우리 외교부가 한 일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 주요 공관들한테 우리의 입장을 알리고 있고 외교부가 목소리를 안 냈다 하는 것도 맞지 않은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NSC 상임위원회에 위원으로서 NSC 상임위에 그 규탄 성명에도 외교부가 참석을 했고요.]

[태영호/국민의힘 의원 : 비핵화 조치 전에 종전 선언을 해달라는 그런 북한의 조치를 우리가 받아들인 거 아니냐 저는 이런 느낌이 우선 듭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정부는 처음부터 종전선언 이것은 정치적인 선언이다, 그래서 남북이 대화를 통해서 비핵화 문제…]

한국과 뉴질랜드 사이에 외교 현안으로 부상했죠. 이른바 '뉴질랜드 성추행 의혹'인데요. 올해 또 다른 해외 공관에서도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외교부가 또다시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겁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 여성의 사타구니를 더듬는 이런 노골적 장면이 나왔다는데 맞습니까? 파면이나 해임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하는데 장관께서는 생각이 어떠십니까?]

[강경화/외교부 장관 : 해당 부서에서 지금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 당연히 외교부는 그에 대한 1차 조사를 하고 그에 대한 충분한 조치를 할 것을 했어야 되는 것이지 그냥 책임 면피용으로 원래 국내 복귀하라고 보내버리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조치였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장관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 장관은 앞서 수차례 성범죄에 관한 '불관용 원칙'을 강조해왔죠. 원칙을 지키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가 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조성길 한국 체류 확인…황장엽 이후 최고위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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