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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낙하산과 '돈 워리'…'친박인명사전' 들춰보니

입력 2014-10-07 21:42 수정 2014-10-0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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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늘(7일)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Don't worry be happy"

많이 들어보신 노래일 겁니다. 바비 멕퍼린의 'Don't worry be happy" 라는 노래인데요.

걱정하지 마. 행복해질 거야. 아주 기분 좋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노래를 먼저 들려드린 이유는 오늘의 단어가 바로 '돈 워리'이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적십자사 총재로 선출돼 낙하산 논란을 불러온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이런 말을 했더군요.

[김성주/새누리당 전 공동선대위원장(대선 직후) : (장관하지 마세요) 안 할 거예요. 돈 워리 (정치하지 마세요) 안 할 거예요.]

"돈 워리"

걱정 말라 했던 김성주 회장은 정치는 아니지만 적십자사 총재 자리에 앉게 됐습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적십자 회비를 한 번도 내지 않아 바로 구설수에 올랐지요.

'회비도 안 낸 총재가 어떻게 회비를 걷을 것이냐'는 비아냥마저 듣게 된 겁니다.

그렇다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이른바 '공수부대'들은 이번 정부 들어 대체 어디까지 침투한 것일까요?

새정치연합 민병두 의원이 '공공기관 친박인명사전' 이란 자료를 냈습니다.

이번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 고위직에 200명 넘는 친박 인사가 선임되었고 심지어 지난 반년 새 그 숫자가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실제로 최근엔 인천공항공사에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줄곧 경남도 행정직에 있었던 친박 박완수 전 창원시장이 사장에 내정됐기 때문인데요.

주목할 만한 사실은 바로 직전에 역시 낙하산으로 사장이 되었던 정창수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불과 취임 8달 만에 강원지사 선거에 출마하느라 사표를 던졌단 사실입니다.

이 밖에도 곽성문 코바코 사장, 한국관광공사 이사 자리에 오른 쟈니윤 씨. 그리고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사외이사나 감사 자리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 수많은 낙하산들이 포진해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반론도 나옵니다.

'낙하산이 이번 정부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잖느냐.' 과거에 코드인사 논란도 있었고요.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을 임명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무 걱정 없이 '돈 워리' '비 해피'해야 하는 걸까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만, 우리가 '비 해피' 할 수 없는 이유는 뭘까요?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2012년 11월 6일 정치쇄신안 발표 : 아무런 원칙도 없이 전문분야와 상관없는 곳에 낙하산으로 임명되는 관행은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강조해온 이 말을 굳이 들추지 않더라도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운 공공개혁을 위한 필수 요소는 무엇일까요?

기획재정부가 작년 12월부터 1월까지 공기업에게 노조와의 이면합의를 자진 공시하도록 한 결과, 5곳 중 1곳이 각종 특혜를 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공기업이 빚더미 속에 있는데도 직원 복지비를 과다하게 써서 환심을 사고 때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무리한 사업을 진행할 우려까지 나오는 것이지요.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낙하산 인사는 '누구나 그랬다'는 식으로 덮고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낙하산 인사는 기획재정부 추산 공기업 부채 500조 원 시대를 살고 있는 국민들을 '돈 워리'가 아닌 '워리'…걱정하게 만들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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