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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의사 이어 수술 도중 파티까지…처벌 가능할까

입력 2014-12-2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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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유명 성형외과 직원이 수술 도중 케이크를 놓고 파티를 벌이는 등 장난을 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데요. 이슈격파 이주찬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나요?

[기자]

네, 사진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어 말이 나오질 않는데요.

해당 병원은 강남의 한 성형외과로 원장만 10여 명을 둔 대형병원입니다.

지하철이나 정류소 등에서 이 병원이 눈·코·윤곽·체형 등의 시술이 전문이라는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어제(28일) 한 온라인 게시판에 '성형외과 간호조무사 인스타그램 현재 상황'라는 제목으로 17장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이 사진들은 이 병원의 한 간호조무사가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확산된 것인데요.

해당 SNS는 폐쇄됐지만, 사진은 계속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자, 그러면 사진을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볼까요?

[기자]

'원장님 생일'이란 제목의 사진에선 촛불 켠 케이크를 든 수술복 차림의 의료진 뒤로 수술대에 누워 있는 환자가 보이는데, 얼굴도 그대로 보이고 있어요.

환자용 가슴 수술 보형물을 자신의 가슴에 갖다 대며 장난스럽게 포즈를 취하고 있고, 햄버거 등 음식을 먹거나 수술도구로 장신구를 고치는 모습 등도 담겨 있습니다.

해당 병원 측은 일단 관련 사실을 전부 인정하면서도 "교육을 많이 진행해서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수술 중'이란 제목의 사진은 원장을 중심으로 의료진이 단체 사진을 찍은 모습입니다.

간호조무사들의 장난에만 그친 게 아니라 관리 책임이 있는 의사가 제지는커녕 동참했다는 것이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거든요.

평소에도 이런 일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었음을 짐작케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회용 수술 장갑을 말리는 듯한 모습도 포착돼 '장갑을 재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네티즌 사이에서 제기됐습니다.

[앵커]

얼마 전 중국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져 큰 비난을 받은 바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결국 똑같은 일이 벌어졌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결국 남 말 할 상황이 아니라는 건데요.

지난 21일입니다. 중국 모 성형외과에서 병원 의료진이 수술 도중 기념사진을 찍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려 지금까지도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데, 중국 당국은 원장을 비롯한 책임자 등에 면직과 감봉 등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우리의 경우, 그 전에도 의료진이 수술실에서 '자장면을 시켜 먹는다' 등의 폭로가 있었기도 했잖습니까?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그나마 일부이겠거니 바랐는데, 최근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니 시민들 분노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얼마 전 다른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수술을 받던 여대생이 숨진 사건이 일어나 성형수술에 대한 안전 논란이 다시 부각된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시민들의 불신과 불안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저는 좀 황당하단 생각이 드는데, 이번 성형외과 의료진이 벌인 행동이 법적으론 처벌이 가능한가요?

[기자]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은 관련법을 검토한 뒤 위법성 여부가 확인되면 수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방침을 조심스럽게 내놓았습니다.

아직까지 관련법 적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환자들의 고소나 제3자의 고발이 이뤄지면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거든요.

제가 변호사에게 물어보니까 좀 더 검토해 봐야 하겠지만 이런 경우 형사처벌 보다는 최고 의사면허를 정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고 합니다.

의료법 제66조 1항에 따르면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사면허를 정지할 수 있다'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이죠,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응급실 의사가 술에 취한 채 진료와 수술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바 있는데, 턱 부위가 찢어져 병원 응급실을 찾은 4살 김 모군을 의사 이모씨가 비틀거리며 상처 치료에 나섰고, 찢어진 부위는 제대로 봉합되지 않자 김 군 부모가 항의하면서 의사가 술에 취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해당 의사는 병원으로부터 해고는 당했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의료진의 일탈 행위에 대한 법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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