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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북한 발언 '체리피킹'해 전하는 언론, 북핵 위기에 한몫"

입력 2017-08-11 17:37

최근 리용호 북 외무상 발언 왜곡 사례…"오해가 가장 큰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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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리용호 북 외무상 발언 왜곡 사례…"오해가 가장 큰 위협"

38노스 "북한 발언 '체리피킹'해 전하는 언론, 북핵 위기에 한몫"


38노스 "북한 발언 '체리피킹'해 전하는 언론, 북핵 위기에 한몫"


북한과 미국이 연일 '말 폭탄'을 주고 받으며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조성한 데에는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지 않는 언론이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9일(현지시간) '가짜 뉴스'라는 제목의 편집장 칼럼에서 "며칠 전 북한이 미국과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절대 협상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헤드라인이 요란했으나 사실 북한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38노스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발표한 성명을 미국 언론이 왜곡해 보도한 사례를 거론했다.

당시 리 외무상은 한국어로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선택한 핵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언론이 이 발언 앞부분, 즉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청산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부 언급을 생략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다'고 한 내용만 전해 진의가 왜곡됐다는 게 38노스의 지적이다.

게다가 리 외무상의 표현은 지난달 4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명과 지난 7일 북한 정부 공식 성명에 나온 내용을 되풀이한 것인데 이를 설명한 언론도 한 군데도 없었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38노스는 "언론은 자극적인 기사를 쓰려고 북한 발언을 '체리피킹'(cherry picking·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취하는 행동)했다"며 "언론 보도와 달리 북한은 미국의 대북 위협 종식만이 대량파괴무기(WMD)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근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대화론이 일축되고 선제타격, 예방전쟁 등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거론되지만 리 외무상의 발언에서 드러난 북한의 진의는 미국의 대북위협 종식을 전제로 협상 가능성을 거론한 데 방점이 찍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38노스는 "누구도 북한의 진짜 메시지를 알아내기는 어렵지만 언론은 사실을 정확히 전달할 책임이 있다"며 "이번 일에서 언론은 완전히 실패했으며, 그 실패는 계속 고조하는 북미 간 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특히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미 NBC뉴스도 10일 '북미 교착상태: 오해(miscommunication)가 가장 큰 위협' 제목 기사에서 미국과 북한이 위험한 군사적 교착 상태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가 이들이 서로의 '진의'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특히 종말이라도 온 듯한 양국 지도자들의 발언이 오해와 오판 가능성을 높인다고 NBC는 설명했다.

앤드리아 버거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과거 핵보유국 간 갈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적의 의도를 이해하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며 "북미 관계에서는 많은 경우 그 이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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