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취업이 어려운 요즘, 대학생 신분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렇다보니, 이런 학생들이 반드시 등록금을 내도록 하는 대학들도 늘고 있습니다.
김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한상연 씨는 졸업을 미루기로 했습니다.
회사가 졸업생보다 재학생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한상연/취업준비생 : 면접을 볼 때 공백을 설명해야 해요. 그냥 '취업 준비했어요'
이렇게 말하면 기업 측에서 좋아하는 대답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졸업을 무조건 미룰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23살 정모 씨는 재학생으로 남기 위해 학교에 60만 원을 더 내야 합니다.
한 학점이라도 이수해야 졸업을 유예해준다는 학교의 방침 때문입니다.
[정모 씨/취업준비생 : 60만 원이라는 비용이 어떻게 보면 안 내도 되는데 제 불안감에 대한 보험을 드는 차원에서 드는 비용이라 고민이 많이 됐는데…]
이처럼 학비를 내야 졸업을 늦출 수 있는 대학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화여대와 건국대 등이 최근 제도를 바꿨고 전국 대학 3곳 중 1곳이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졸업을 늦추고 있는 대학생들이 한 해 평균 2만 8천 여 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중 상당수가 등록금을 추가 부담하게 됩니다.
대학이 이같은 제도를 실시하는 건 교수 일인당 학생수가 늘어나 신입생 선발에 제한을 받기 때문입니다.
취업준비생들은 경력 단절을 우려해 울며 겨자먹기로 학교에 남으려 하지만 이마저 어려운 현실이 되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