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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인공부화' 노랑부리 저어새 '봄이' 탄생기

입력 2013-06-2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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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인공부화' 노랑부리 저어새 '봄이' 탄생기


서울 동물원의 새식구로 합류한 천연기념물 노랑부리 저어새가 국내 최초로 인공부화를 통해 탄생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황새과의 노랑부리 저어새는 이미 지난 1968년 천연기념물 제205-2호로 지정됐다. 세계적으로도 멸종위기에 처한 조류로 손꼽힌다.

25일 서울 동물원에 따르면 지난 3월초 어미 노랑부리 저어새가 갑작스레 사육장 맨 바닥에 알을 낳았다.

어미 노랑부리 저어새는 통상 둥지를 짓고 '포란(알품기)'을 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 같은 이상 행동 탓에 당초 동물원측은 알을 무정란이라고 판단하고 폐기하려 했다.

하지만 부화담당 배주희 사육사의 생각은 달랐다.

배 사육사는 "보통 동물원에서는 자연분만을 유도하는데 봄이 같은 경우는 분만시기가 너무 일렀다. 산란 시기도 그렇고 환경적으로도 새끼를 키울 여건이 안됐다"면서도 "하지만 작은 희망을 갖고 알을 인공부화기에 갖다 놓았더니 검사 결과, 유정란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알은 이후 24일 동안 인공부화기 속에서 품어졌다. 그리고 지난 3월31일 마침내 알껍질이 깨지면서 새 생명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동물원측은 봄에 태어났다며 이 새끼에게 '봄'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배 사육사는 반쯤 소화시킨 먹이를 새끼에게 먹이는 어미새의 습성에 착안, 살짝 데쳐진 미꾸라지를 먹이는 등 지극정성을 다했다.

배 사육사는 최근 인공부화기를 가동한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는 흐뭇해 하고 있다.

어렵게 얻은 봄이를 돌보느라 미처 확인하지 못했지만 실은 봄이가 인공부화에 성공한 국내 최초의 노란부리 저어새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배 사육사는 "노랑부리 저어새의 인공부화는 국내 최초라는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웃었다.

조류전문가들도 국내 최초는 확실하며 나아가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을 붙여도 무방할 것이라고 전했다.

봄이는 이제 바깥나들이도 하며 미꾸라지와 새우를 통째로 삼킬 정도로 건강한 새끼가 됐다.

귀엽고 앙증맞은 생김새와 극적인 탄생기가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배 사육사는 "봄이는 자연부화에 비해서도 매우 건강한 편"이라며 "다른 개체들과 곧 합사해야 하는데 현재 무리생활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봄이는 조만간 엄마와 아빠가 머물고 있는 인근 '황새마을'로 옮겨져 본격적인 무리를 생활을 할 예정이다.

고귀한 새 생명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배 사육사 덕에 이제 서울동물원에 둥지를 튼 노랑부리 저어새는 총 9마리가 됐다.

◇노랑부리 저어새는?

노랑부리 저어새는 영어로 스푼빌이다. 노란색을 띠는 부리가 마치 스푼처럼 길게 생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유라시아 전역에 살며 한반도에는 겨울에만 찾는다. 서산의 천수만과 낙동강 하구 등에서 관찰된다. 많아야 20마리 안팎이 관찰될 정도로 개체수가 적다. 우리나라에는 1~2주 머문 뒤 남하한다. 다 자라면 몸길이는 약 86㎝에 달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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