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단독] 하루 12시간 넘게 일했는데…'과로사' 부인하는 회사

입력 2017-12-25 21:12

보험 처리 안하고 직원들 식권 모아 수화물 파손 비용 줘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보험 처리 안하고 직원들 식권 모아 수화물 파손 비용 줘

[앵커]

얼마 전 대한항공 자회사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갑자기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유족과 동료들은 과로사라고 말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근무표를 확인해보니 이 노동자는 한 달에 절반 가까이를 하루 12시간이 넘게 일했습니다. 일상적인 초과 근무 외에도 이 회사에서는 직원들의 식권을 모아 수화물 파손 비용을 대기도 했습니다.

박영우 기자입니다.
 


[기자]

찬바람이 부는 인천공항 활주로.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 직원들이 분주하게 수하물을 싣고 내립니다.

작업 공간이 비좁은 탓에 이들은 허리도 펴지 못한 채 일합니다.

휴식 공간도 없어 쉬는 시간에는 탈의실 바닥에서 쪽잠을 자야 합니다.

이곳에서 일하던 이기하 씨는 지난 13일 출근한 지 30분 만에 탈의실에서 쓰러졌습니다.

유족과 직장 동료는 과로사라고 주장합니다.

실제 이 씨의 근무표를 살펴봤더니 9월 한 달 동안 12시간 넘게 일한 날이 9일에 달합니다.

[한국공항 근로자 : 오후 1시에 나가면 새벽 2시까지 일하고, 아침에 한 6시에 출근하는 사람들도 있고, 잠을 못 자는 거죠.]

열악한 근무 조건뿐 아니라 '갑질'도 횡행했습니다.  

작업 도중 화물이 파손되면 보험으로 처리하는 게 원칙이지만 직원들의 식권을 모아 이를 변상했다는 겁니다.

[한국공항 근로자 : 개인 변상, 그래서 부서마다 돈을 비축해요. 식권 이렇게 팔아서 지금도 걷고 있어요.]

이에 대해 한국공항 측은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고 있으며 공항의 특성상 탄력적인 근무시간을 운영 중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관련기사

야근하다가 코피 흘리며 숨졌는데 순직 불승인…동료경찰 반발 [이슈플러스] "매년 300여명 사망"…교훈 외면하는 과로 사회 [이슈플러스] "왜 못 견뎠느냐"…과로사 뒤 '유족들의 고통' 시세보다 비싼 물품 강제로…가맹점주들 울리는 본사 [단독] "인격 모독적 폭언·폭행 일상" 패션계 갑질 논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