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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더 '솔릭' 해야 하는 이유

입력 2018-09-11 21:48 수정 2018-09-12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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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 행방이 묘연하여 기다려도 오지 않거나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끝남을 의미함.
- 설레발이 심함을 뜻함…
- 그리고 '솔릭스럽다', '솔릭하다', '솔레발' 등으로 변용할 수 있다.

태풍 '솔릭'이 지나간 이후에 소셜 미디어에는 지금 소개해드린 '솔릭스럽다'라는 말이 등장했습니다.

요란한 예고와는 달리 슬쩍 지나가 버린 역대급 허풍 태풍.

덕분에 학교를 쉬게 된 8천여 개 학교 학생들은 만세를 불렀다 하고…

서울과 수도권의 시민들은 마른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의아해했습니다.

그러나 솔릭은 단지 수도권에 많은 비를 뿌리지 않았을 뿐.

태풍과 처음 만난 전남 해남군은 도로 일부가 휩쓸려 내려갔을 정도였고 전국적인 재산피해액만 92억 원에 달했습니다.

그래서 '솔릭스럽다'는 말은 지극히 서울 중심적인 사고가 가져온 미안한 단어였을 것입니다.

또한, 거꾸로 말한다면.

모두가 그야말로 '넘치도록' 대응한 결과 태풍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벽이 여기저기 갈라져서…너무 불안합니다."

어쩌면 상도동 주민들의 요구 또한 해당 구청에는 '솔릭스럽게' 받아들여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견고한 4층짜리 콘크리트 건물에 고작 금 몇 개 갔다고 너무 지레 겁먹은 거 아니냐…하는 것이겠지요.

구청 관계자들이 서로 담당 부서를 떠밀고, 시공사에 책임을 돌리는 사이에 건물은 한밤중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유치원생 120명이 뛰놀았던 공간.

사실 그곳은 아무리 과하게 우려해도 모자람이 없는 장소였지요.

그리고 3년 전. 시민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도 모자라서 우리 산업 전체는 물론 오가는 시민들의 표정마저 지배했던 감염병, 메르스.

며칠 사이에 사람들은 또다시 3년 전의 악몽을 떠올리며 숨죽이고 있는데…

'행방이 묘연하여 기다려도 오지 않거나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끝남을 의미함.'

그러나 태풍 솔릭은 분명히 다녀갔고, 그 시작도 있었다는 사실.

천만다행으로 그 끝이 미미했던 것이라면, 2018년에 돌아온 메르스 역시 솔릭스러워서 결국에는 '솔릭'해져버리기를…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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