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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료 인하 협상에 발목…'비싼 계약' 문제의 시작은

입력 2016-05-23 20:46 수정 2016-05-2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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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이 외국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에 발이 묶여있습니다. 용선료라는 게 배 주인한테 배를 빌려 쓰는 대가로 해운사가 내는 돈, 즉 임대료라고 얘기하면 쉽겠죠. 현대상선은 22곳이나 되는 외국 선주들과 이런 계약을 맺었는데, 지금처럼 비싼 용선료를 계속 내야 하면 회생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도 오는 30일까지 협상이 안 되면 법정관리로 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쯤에서 궁금한 것이 생기죠. 애초에 왜 이렇게 비싸게 계약을 했는가, 경영 판단, 즉 수요 예측에 문제는 없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박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2,500억 원 넘는 적자를 낸 현대상선은, 배 빌리는 값으로만 외국 선주들에게 9,700억 원을 냈습니다.

한진해운도 용선료로 1조 1,000억 원을 썼습니다.

문제는 두 회사가 내는 용선료가 국제 시세보다 많게는 40%나 비싸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해운업체들이 용선 계약을 맺은 시점은 2007년과 2008년. 당시엔 해운업이 호황이라 운임도 높았습니다.

장사가 잘 되자 국내 해운사들은 최대 10년간 장기계약하는 조건으로 외국 선주들에게 배를 빌립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국제 운임은 10분의 1토막이 났습니다.

그런데도 장기계약에 묶인 해운사들은 계속 비싼 용선료를 내다가 경영난에 빠진 겁니다.

해운사들이 눈앞의 이익만 챙기다 장기 경영 전망에 실패했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입니다.

정부와 채권단은 두 해운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용선료 인하를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협상이 잘되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연간 3,000억 원 가까이 아낄 수 있지만, 손해를 봐야 하는 외국 선주들도 쉽사리 값을 깎아주지 않는 상황입니다.

현대상선이 끝내 협상에 실패하면, 법정관리를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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