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9일)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총선 불출마와 함께 신설합당을 발표하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아직 만나지는 않았습니다. 한편 어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신당 창당 발기인대회에선 의외의 인물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바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입니다. 야당 발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보수통합 논의가 본격적으로 굴러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황교안-유승민 회동에 가장 큰 관심이 몰려있었는데, 침묵을 깨고 나온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의 한 마디가 보수 재건에 속도를 붙였습니다. 오늘 아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공식회의에서 화답했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우리 자유한국당은 적극 환영하는 바입니다. 제안하신 신설 합당에 대해서는 통합신당준비위원회를 통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마는 조속한 시일 내에 정당 간의 협의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그만큼 간절하고 절실합니다.]
마지막 발언, '간절하고 절실하다' 황교안 대표는 평소에 이렇게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데, 공식회의에서 이런 말까지 나온 걸 보면 그 심정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불출마를 선택한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은 앞으로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야권에선 벌써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불출마 의사를 접고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 달라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습니다.
[심재철/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지금이라도 유승민 (전) 대표가 불출마 입장을 바꿔서 험지에서 싸워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야권이 목이 빠지게 기다렸던 황교안-유승민 두 사람의 회동은 이번 주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이 자리에서 황 대표가 유 의원의 불출마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쓸 것이다, 이런 예상도 측근 입에서 나왔습니다.
[성동규/여의도연구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사실 불출마 선언을 한 부분이 저는 가장 가슴이 아픈데요.
이번 총선에서도 불출마를 하시지 말고 다시 서울 및 수도권 탈환을 하는 그런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하지 않으실까 저는 이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유 의원 쪽에서는 이런 주장을 차단하고 나섰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불출마를 선언할 듯한 기류가 있었다"는 건데, 오래된 결심이니 아마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렇다 보니 아직 이른감은 있지만, 유 의원이 이번에 죽어서 사는 사즉생의 길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 의원이 "'개혁보수'를 지키고, '대선' 길을 여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한국당 내부 이야기, 잠시 짚어보겠습니다. 황교안 대표가 종로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다른 당 대표급 주자들의 출마 지역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금요일에 황교안 대표가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에 어제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경남의 지역구 두 곳을 방문했습니다. 먼저 찾은 곳은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 바로 홍준표 전 대표가 공천을 신청한 곳입니다. 그리고 오후엔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을 찾았습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지난해 7월 내려온 고향입니다. 두 곳을 찾은 김형오 위원장은 두 사람에게 서울에 출마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주소지까지 옮겨놓고 선거 운동에 뛰어든 두 사람은 거절했습니다.
먼저 홍 전 대표는 "나를 두고 기득권 고수라고 비판하는 것 참 유감스럽다" "나는 험지 25년 정치 끝에 첫 고향 출마"라고 말했습니다. 오후에는 또 글을 올려서 "헌법에 반하는 경쟁자 쳐내기 부당 공천에 순응해서 승복 할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자의로 탈당하는 일도 절대 없다" 이렇게 못박았습니다. 당에서 근거없이 공천 경쟁에서 배제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발언입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 역시 "제가 험지전용 철새도 아닌데"라며 고향 출마를 다시 공식화했습니다. "이제 와서 어느 지역을 가든 '예의'가 아니라고 하면서 대신에 "선거기간 내내 부울경, 전국을 뛰어다니며 총선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들에게 공천장을 호락호락 내어 줄 것 같진 않습니다. 어제 김형오 위원장의 지역구 방문이 공천장을 주지 않기 위한 명분쌓기라는 분석이 당 안팎에서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 전 대표, 김 전 지사 모두 이젠 무소속이라도 출마할 수 밖에 없다는 기류가 강한 만큼 이번 총선에서 부울경 지역 선거가 어떻게 전개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준비 중인 신당 얘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안철수신당이 새로 새로운 당명의 '국민당'으로 정했습니다. '국민의 당'에서 '의'자만 빠진 겁니다. 어제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를 열었는데, 당명은 국민당으로 정해졌고, 안철수 전 대표를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임명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어제 대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입니다. 진보 논객이었지만,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 이후 정부 여당을 비판해 왔습니다. 이런 행보에 맞춰서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을 주제로 어제 강연을 했습니다. 잠깐 들어보고 가시죠.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어제) : 나이가 드니까요. 화가 나면 눈물이 나요. 하나의 세계가 나한테 이제 무너진 느낌이었고 원래 사회주의는 기회의 평등만이 아닙니다. 결과의 평등까지도 얘기하는 아주 강력한 평등주의 사상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살아놓고서 사회주의자를 자처할 수가 있는가. 이것은 내가 갖고 있었던 이념에 대한 모독이다, 저는 이렇게 느꼈습니다.]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이 문재인 정권과 관련 없다고 하신 발언이 지금도 유효한가"라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 "아니다. 생각이 바뀌었다. 그때는 제가 조국 수석도 깨끗하다고 했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안철수 창당위원장은 오늘 실수를 인정하는 진중권 교수가 진짜 민주주의라고 했습니다. 같이 하자는 메시지인가요? 하지만 진중권 교수는 어제 "여기 남아 있는 것도 민폐라며 젊은 세대를 위해 물러나고 기회를 줘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자리를 옮겨서 하도록 하고요.
오늘 야당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D-65, 속도 내기 시작한 보수 재건…대선 내다본 유승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