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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수뇌부, 한국 총집결…방위비·지소미아 압박 촉각

입력 2019-11-13 19:35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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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아까 이제 신 반장이 두 명의 마크라고 했는데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오늘(13일)은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내일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방한합니다. 미군 수뇌부가 서울에 총집결하는 형식이죠. 지소미아 연장 요구와 한·미 방위분담금 인상 압박이 거세질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위안부'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판이 소를 제기한 지 3년 만에 오늘 처음 열렸습니다. 신 반장 발제에서 두 가지 소식을 자세하게 짚어봅니다.

[기자]

[한지민/배우 ('위안부 기림의 날' 편지 낭독) : 엄마, 엄마가 처음으로 수요집회에 나갔던 때가 떠오릅니다. 엄마가 겪은 참혹하고 처절했던 시간들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자세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생전에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끝까지 싸워다오. 사죄를 받아다오. 다시는 나 같은 아픔이 없어야 해]

네, 지난 8월이죠.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낭독된 피해자 유족의 편지였습니다. 오늘 이분들에게 아주 큰 의미가 있는 재판이 열렸는데요. 서울중앙지법 민사15부가 고 곽예남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 20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재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 곽예남 할머니는 올해 3.1절이 하루 지난 날 일본의 사과를 받겠다는 마지막 소원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향년 94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습니다.

이 소송은 지난 2016년 12월에 제기가 됐습니다. 당시 한·일 정부가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발하면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묻고 반인륜적 범죄를 기록으로 남기겠다며, 1인당 1억 원 가량의 손해를 배상하란 소송을 낸 것인데요. 하지만 소송 당사자인 일본 정부가 송달을 거부하고, 또 수차례 반송까지 하면서 재판은 단 한 번도 열리지 못했습니다. '국가가 외국 재판소에 강제로 피고가 될 수 없다'는 '주권면제 원칙'을 내세워서 일본은 소송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죠. 이에 지난 5월 우리 법원이 사건을 법원 게시판에 공지하고 일본 정부에 소송 서류가 도달한 것으로 간주하는 공시송달을 하면서 재판이 3년여 만에 처음 열리게 됐습니다. 일본 정부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재판은 피고석이 비워진 채 진행 중입니다.

[이옥선/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017년) : 내가 15살에 끌려갔어. 이제 91살을 먹어도 일본 놈들이 꿈쩍 안 하고… 후대가 있고, 역사가 뚜렷이 나와 있는데 이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하지. 오늘일까 내일일까 다 갈 사람들인데, 가기 전에 며칠 안 남았는데 이제는 며칠 안 남았는데 해결을 하면 얼마나 좋겠어. 근데 해결을 못 하고, 합의요 뭐요 해놓고…]

일본은 자국의 예술제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 전시를 중단시키고, 외무성 공식문서엔 "한국이 '성노예' 표현을 않기로 동의했다"는 왜곡된 주장을 펼칩니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죠.

이번 재판엔 크게 세 가지 쟁점이 있는데요. 먼저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 협정으로 청구권이 소멸된 사안이 아니라는 점. 또 반인도적 범죄의 경우 주권면제 원칙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재판에 불참한 일본정부에 '반박하지 않으면 자백으로 인정한다'는 자백간주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 등입니다.

이어서 외교안보 소식 이어가보죠. 역시 한·일 이슈, 정확히는 한·미·일 이슈입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는 오는 23일 0시를 기점으로 종료됩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지난 7월 보복성 수출규제를 단행한 이후에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일본에 전달했습니다. 협정 당사자는 한국과 일본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북·중·러 연대를 경계하는 미국까지 더해서 한·미·일 정보공유 시스템으로서 함의를 갖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막판 중재 또는 압박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입니다.

[마크 밀리/미국 합참의장 (어제) : 미국은 일본과 매우 강력한 군사적·정치적 동맹, 방위 협정을 맺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미국과 일본은 이 지역에서 공통의 국가 안보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아베 총리와 지소미아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한국과도 곧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오늘 방한한 뒤에 내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합참의장 협의체인 한·미군사위원회 회의에 직접 참석할 예정입니다. 그는 워싱턴을 떠나면서부터 "한·일 관계에 문제가 있으면 북한과 중국이 득을 본다"면서 지소미아가 종료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습니다.

주한미군 총책임자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도 보조를 맞췄는데요. 어제 평택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소미아의 근본 원칙은 한국과 일본이 역사적 차이를 뒤로하고 지역 안정과 안보를 최우선에 뒀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지역에 던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안정적이고 안전한 동북아시아를 만드는 데 있어 우리는 함께하면 더 강하다",라고 했고요. "지소미아가 없으면 우리가 그만큼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위험이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북·중·러를 겨냥한 것으로 밀리 합참의장 발언과 같은 맥락인 겁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주한미군사령관 (지난해 11월 9일) : 우리 한·미 동맹은 거북선처럼 굳건하고 적에게 공포와 두려움을 심어주는 그런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65년 동안 지속된 이 한·미 동맹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갑시다.]

말 그대로 수뇌부 총집결입니다. 밀리 의장에 이어서 14일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우리나라를 찾습니다.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안보협의회에 참석한 뒤에 정경두 국방장관과 별도의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가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청와대를 직접 찾을 수도 있겠죠. 지소미아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까지 청와대가 직접 진두지휘할 이슈가 산적한 만큼 문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예전 관례대로 접견할 것 같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미군 수뇌부, 이번 주 서울 총집결…방위비·지소미아 압박 수위 높이나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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