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인터뷰③] 이다윗 "20대, 찬란하고 판타스틱 할 줄 알았다"

입력 2016-11-21 13:01 수정 2016-11-21 14:1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인터뷰③] 이다윗 "20대, 찬란하고 판타스틱 할 줄 알았다"

'참 잘했어요' 도장을 쾅 찍어주고 싶은 열연을 펼쳤다. 촬영내내 자신을 짓눌렀던 두려움과 부담감을 완벽하게 이겨낸 이다윗(23)은 영화 '스플릿(최국희 감독)' 속 자폐소년 연기를 위해 배우로서 또 한 걸음 성장했다.

스스로도 "다른 작품과 달랐다"고 말한 이다윗은 고민을 많이 했던 만큼 쏟아지는 호평에 쑥스러워 하면서도 기분 좋은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도망가기 쪽팔려' 과감히 도전했던 캐릭터.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는 그래서 더 뿌듯하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 전작 '순정'은 또래 배우들과, '스플릿'은 대선배들과 함께 했다.


"아무래도 완전 선배님들이다 보니까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신나게 놀 수 있는 것은 또래였다.(웃음)"

- 도경수와는 웹드라마 '긍정의 체질'에도 동반 출연했다.

"사실 경수 형이 날 캐스팅 해준 것이다. 어느 날 형한테 '같이 하자'는 전화가 왔다. '응? 뭐요? 어떤거요?'라고 했더니 '웹드라마를 하는데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 할 이유는 없었다. 재미있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 너무 고마웠다."

- 여전히 잘 챙겨주는 형인가.

"너무. 진짜 너무 너무 잘 챙겨준다. 밥 먹는 것 하나까지 다 챙겨준다. 만약 만나기로 약속을 하면 '이따 같이 밥 먹자. 뭐 먹고 싶어?'라고 먼저 물어보고 '다시 연락할게'라고 하면서 내 일이 끝나는 곳으로 형이 온다. 그리고 근처 맛집 리스트를 여러 군데 미리 찾아 놓는다. 또 식당에 가면 내가 좋아할 만한 음식들을 한 상 차려놓고 '다윗아 이것도 먹어봐. 이건 뭘로 만든거고 어떤 음식인데 맛있어'라면서 일일이 떠 주고 챙겨준다. 그럼 난 '네 맛있네요. 맛있어요' 하면서 먹느라 바쁘다. 아빠 같은 형이다."

[인터뷰③] 이다윗 "20대, 찬란하고 판타스틱 할 줄 알았다"

- 도경수의 애정이 어디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나.

"글쎄.(웃음) 사실 형과 내가 비슷한 사람은 아니다. 이유를 생각하자면 잘 모르겠다. 근데 일단 내가 형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형이 먼저 잘 챙겨주니까 나도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다."

- '순정' 때 속얘기를 많이 털어놓은 것도 한 가지 이유일까.

"맞다. 지방 촬영을 하면서 엄청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와 닿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처음 만났을 땐 엑소의 디오, 어떤 작품을 했던 형이었는데 사실 그건 다 깨졌다. 이젠 이런 저런 거추장스러움 없이 그냥 '형'이 됐다. 좋은 형이다."

- 반대로 이다윗은 김소현을 엄청 아끼는 것으로 안다.

"뭘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소현이는 그냥 말하는 것만 보고 있어도 예쁘다. '순정' 감독님과 가끔 만나서 수다를 떠는데 소현이 이야기만 30~40분 할 때도 있다. 드라마도 같이 해서 뭔가 이야기거리가 많았다. 그럼 감독님이 '아빠세요? 딸 자랑하는 것처럼 얘기하네요'라고 하신다. 하하."

- 아재같은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진짜 옆에서 '아재 같아. 아저씨 같아'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소현이랑은 티격태격 싸우는 남매 역할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내가 막 뭐라고 그러면 소현이도 절대 지지않고 내 머리채 잡으면서 덤비는. 재미있을 것 같다."

- 왜 멜로가 아닌가.

"에이. 떨려서 안 된다.(웃음) 물론 농담이다. 내가 멜로 연기를 언제쯤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군대부터 다녀와야 할 것 같다. 각도 잡히고 좀 상남자 같은 모습을 갖춰야 도전이라도 해볼 것 같다."

- 실제 이상형은 어떻게 되나.

"어렸을 때부터 말했다. 눈에 약간 섹시미가 있으면 좋겠다고. 가장 근접한 이미지는 박시연 선배님? 애프터스쿨 나나? 두 분 다 한 번도 뵌 적은 없다.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일 뿐이다."

[인터뷰③] 이다윗 "20대, 찬란하고 판타스틱 할 줄 알았다"

-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은 무엇인가.

"모르겠다. 남들을 보면 다 보인다. '저 사람은 저게 장점, 저 사람은 저걸 잘하는구나' 싶다. 근데 내가 날 봤을 땐 잘 모르겠다. '난 뭐지? 뭘 잘하지?' 물어 보는데 아직 명확한 답은 못 찾았다. 한 번은 '순정' 감독님께서 '다윗 씨는 본인을 정말 모르는 것 같아요'라고 하신 적이 있다. '감독님은 뭐가 보이세요?'라고 되물었더니 '지금은 그냥 모르고 있는게 나을 것 같아요. 알려주고 싶지 않아요'라고 하시더라. 이유는 내가 내 장점에 대한 고민을 했을 때 나오는 무언가가 좋다는 것이었다. 아직 100% 이해하지는 못했다."

- 답이 내려지지 않는 고민이 있을 땐 어떻게 풀어나가는 편인가.

"최대한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물론 잘 안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옛날부터 습관이 엄마, 아빠한테 혼날 때 회초리를 맞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그래. 70살까지 살건데 지금 혼나는 시간은 고작 30분이야. 혼날만 해'라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바꿔 생각하려 노력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답답하고 미칠 것 같을 땐 오히려 더 크게 보려는 경향이 있다. '살면서 언제 이런 고민을 해보고 난관에 봉착하겠냐. 이것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다. 고민을 하되 너무 빠지지는 말자'라고 나 자신을 다잡는다."

- 현재 가장 큰 고민이나 스트레스가 있나.

"그저께까지는 있었다. 큰 것은 아니고 평소 생활에 대한 문제다.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중학교 때 친구가 있는데 '연말에 보자. 꼭 보자'라면서 문자를 주고 받았다. 그러다 곰곰히 올 한 해를 되돌아 봤는데 그렇게 말만 하고 지켜낸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더라. 일이야 당연히 해야하는 것인데 연기를 빼면 남는 것이 없었다."

- 연기 외 계획한 것을 이루지 못한 것인가.

"이렇게 말을 하면 '왜 한게 없어. 너 작품 몇 개 했잖아'라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삶이 10개라면 10개 모두 연기가 차지한 것은 아니지 않나. '남은 시간동안 난 뭘 한거지?' 생각하게 되더라. 소소하게 계획했던 것을 하나도 못 이루게 되니까 '이건 아닌데' 싶기도 했다. 내가 생각한 20대는 이렇지 않았다. 판타스틱하고 찬란한 20대를 꿈꿨는데 현실은 너무 다르달까. 일단 게임부터 줄여야 할 것 같다."

- 배우로서 차기 행보는 계획했나.

"아직 모르겠다. 정확하게 딱 떨어진 것은 없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하고 싶다고 다 할 수는 없으니까. 현실에 충실하면서 미래도 더 생각해 볼 계획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사진= 정시종 기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