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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사, 왜 무방비로 당했나…민화협 회원 관리 엉성

입력 2015-03-0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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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기종이 민화협 주최 강연장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었는지, 또 리퍼트 대사가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뭔지, 풀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김태영 기자! 우선 민화협이 김기종 씨를 초청한 건 맞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민화협이 김기종에게 초청장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제가 들고 있는 이 초청장인데 화면상으로 확대한 그림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장소와 날짜, 그리고 강연 내용이 무엇인지 초청 인사가 누구인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민화협은 오전에 김씨를 초청한 적 없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기자]

네, 사건 발생 직후 민화협은 김기종이 초청 명단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기종 씨는 민화협 활동을 전혀 안 했고, 이번 사건을 개인적인 일탈로 규정하는 등 선 긋기를 했습니다.

[앵커]

그건 좀 더 실체를 알아봐야 하는 사안임에 틀림이 없는데… 민화협은 김기종 씨가 아니라 단체를 초청했는데 김기종 씨가 왔다고 얘기를 하고 있죠?

[기자]

네, 김기종을 초청한 게 아니라 김기종이 대표로 있는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 명의로 초청장을 보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여기 민화협 가입 단체 명단이 있는데, 74번에 분명히 해당 단체의 이름이 올라있습니다.

[앵커]

여기가 김기종 씨가 대표로 있다, 그러면 민화협에서는 여기 대표가 김기종 씨인 줄 몰랐다, 이렇게 얘기는 못 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김씨가 이 단체의 대표인 것은 1998년 가입 당시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이고요. 하지만 민화협이 몰랐던 것은 김씨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우리마당과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가 같은 것인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 대표가 김기종 씨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건 김기정 씨를 사실상 초청한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김기정 씨도 자신이 초청받았다고 했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김씨는 적십자병원에서 다리 부상을 치료한 직후 종로 경찰서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취재진들에게 밝혔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기종/피의자 : 초청받아서, 민화협에서 초청받아서 했습니다.]

김기종 씨는 또 지난달 26일 민화협 대의원대회에도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민화협 측은 리퍼트 대사의 초청 강연이 있다고 광고를 했었죠.

김 씨가 리퍼트 대사의 강연 사실을 알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지난달 26일이라면 열흘 가까이 된 상황인데, 열흘 전에 초청장을 받았고 그때부터 범행을 준비했다고 본인이 얘기했는데, 그 열흘 동안 아무도 모르고 지나갔다가 무방비로 당하느냐… 참 기가 막힌 상황이 됐습니다. 5년 전에 주한 일본 대사에게도 테러를 하지 않았습니까? 시멘트 덩어리를 던졌다고 했는데.

[기자]

네, 5년전 일본대사에게 시멘트 덩어리를 던졌습니다.

그 역시 명백한 테러행위였고 집행유예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런 그를 민화협이 부른 것 자체가 스스로 화를 부른 셈이라는 지적입니다.

[앵커]

테러의 전력이 있고, 테러 용의자라면 이런 자리에 어떻게 부를 수가 있는지 그렇게 무감각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까 얘기한 주한 일본 대사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또 있다면서요?

[기자]

김기종 씨는 과거 서울시 주최 행사에서도 폭력을 행사한 적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신촌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 조성과 관련해서 발표를 하는 과정에서 고성을 지르면서 행사를 방해한 바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후 김기종을 요주의 인물로 관리했고, 정보과 형사들 사이에서 김씨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얘기했습니다.

[앵커]

그럴수록 이해가 안 간단 말이죠. 오늘 같은 자리에. 그것도 근거리에 앉게 했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되는데. 이 사람은 대상을 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흔히 얘기하는 진보 보수 그런 것도 별로 안 가리는 것 같고. 그래서 혼자 과격한 스타일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오늘 행사장에서 명단에 빠졌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건 뭡니까?

[기자]

김기종 씨는 초청장을 단체명으로 받았지만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아서 행사장에는 김씨의 명찰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민화협 측은 김기종 씨가 초청 명단에 없다며 입장을 요구하자, 현장에서 명찰을 만들어 건네주면서 입장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때 정보과 형사들이 수상한 사람을 왜 입장시키느냐고 확인을 했지만 때는 늦은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 현장에서 전혀 아무런 낌새도 없이 들어온 상황은 아니고 의심한 사람도 있었다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러들인 것, 이것부터가 잘못됏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밖에 없군요. 상황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굳이 따자면 뭐가 있습니까?

[기자]

민화협은 지난 1998년 출범했습니다.

출범 당시, 김씨가 대표로 있는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도 가입을 했었는데요. 이후 활동이 뜸했고 김기종이 돌출 행동을 해왔지만 어떠한 제재나 제명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민화협의 회원 관리가 엉망이었던 셈임니다.

[앵커]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 얼마나 준비를 어떤 식으로 했는지, 여기에 대해 김기종 씨는 어떻게 대답했습니까?

[기자]

김기종 씨의 변호인이 입장을 밝혔는데요. 애초 위협만 할 생각이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오늘 범죄상황을 종합해보면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될 것에 미리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기종 측 변호인 : "질의토론 하려고 갔는데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고 판단을 했다고, 미국에 경종을 울리려고 한 것이지 대사 개인에게 감정은 없다. 미안하다"고…]

[앵커]

따라서 이 범행이 계획적이냐 아니냐 하는 것을 판가름해야 되는데, 그래서 아마 이런 식으로 치고 나오는 모양이군요. 김기종 씨의 가족하고는 혹시 연락이 닿았습니까?

[기자]

저희 취재진이 김기종 씨의 친동생과 연락했는데요, 김씨의 친동생은 김기종과 연락 안 한 지 5년이 넘었다고 전했습니다.

김기종과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라고 밝힌 친동생은 김기종의 과격한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김기종의 어머니도 오늘 테러 사실을 알고 크게 놀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얘기는 뭡니까?

[기자]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일은 없지만 김기종은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앞에서 분신 자살을 기도한 적도 있는데요.

당시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이후 분노조절장애 증상을 보이며 충동적인 행동을 해왔다는 게 주변의 얘기입니다.

[앵커]

주변 얘기만 가지고는 판단하기가 좀 어렵고, 사실 정신질환이 있느냐 없느냐도 재판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이건 뭐랄까… 함부로 얘기하긴 좀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단지 주변에선 그런 얘기를 하더라 라는 정도로만 전해드리죠. 잘 들었습니다. 김태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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