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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뉴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전략적 고백

입력 2018-04-16 22:23 수정 2018-04-1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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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하인드 뉴스, 박성태 기자, 첫 번째 키워드를 열죠.

 

[기자]

네, 첫 번째 키워드는 < 전략적 고백 > 입니다.

[앵커]

누구의 고백입니까?

[기자]

자유한국당의 고백인데요.

오늘(16일)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 처음 보는 배경막이 등장했습니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로 돼 있는데요.

밑에 팻말을 보면 김기식 금감원장의 사퇴, 또 전 민주 당원이 개입된 댓글공작 진상조사를 요구하면서 '절대 권력은 부패한다'라고 했습니다.

즉, 민주당의 부패를 지적하고 이는 대통령제, '현 제도 자체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래서 총리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나눠주는 개헌을 해야된다'라는 주장까지 한 셈입니다.

그러면서 더 눈에 띈 것은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 전 여당이, 자신이 여당일 때 부패때문에 망했다고 공식적인 고백을 한 것입니다.

[앵커]

저것을 저렇게 써가지고 뒤에 걸어놓았습니까?

[기자]

네, 저 회의실은 새로 개선을 해서 오늘 처음 열었는데 크게 붙여놓았습니다.

[앵커]

홍준표 대표는 원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 '정치적인 보복이다' 이렇게 주장을 해 오지 않았나요?

[기자]

홍 대표의 인식과는 결이 약간 다른 셈인데요.

[앵커]

'부패해서 망했다'는 얘기가 아니었잖아요, 그때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국정 운영을 잘못했다'라고 했지만 '부패'라는 표현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 문구는 김성태 원내대표의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당 관계자가 전하기를 '무미건조한 문구로는 안 된다'면서 그래서 '우리도 망했다'라는 문구를 넣어달라고 김성태 원내대표가 냈다고 합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전에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했기 때문에 사실 박근혜 정부와는 거리가 있고, 또 지방선거 이후에 자유한국당의 지도부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관심도 많은데, 여기에 대해서 기존의 책임있는 사람들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자유한국당의 배경막은 간혹 정확한 표현을 하고는 하는데요.

2016년 총선 한 달여 전인 당시의 배경막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정신 차리자, 한순간 훅 간다', 이게 2016년 3월 배경막인데요.

당시에는 총선 공천을 두고 친박과 비박간에 갈등이 컸었는데 정확히 한 달 뒤에, 한 달여 뒤에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배경막의 예언이 맞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하여간 배경막을 너무 뻔한 얘기로 하는 것보다 이렇게 하면 금방 와닿기는 하겠죠, 본인들한테도. 두 번째 키워드는요?

[기자]

두 번째 키워드는 < 그녀의 목소리 > 로 잡았습니다.

[앵커]

이건 뭐 조 전무 목소리입니까?

[기자]

네, 일단 수백 만명이 들었지만 다시 한 번 일단 듣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추정 (출처 : 오마이뉴스) : 뭐? 너네 장난하냐? 사람갖고 장난쳐? 난 미치겠어 진짜. 어우 열받아 진짜.]

[앵커]

시청자 여러분께서 혹시 또 스트레스를 받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사무실에서 이렇게 소리를 지를 수 있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좀 어렵습니다, 그렇죠?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이게 '누구 목소리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면서요?

[기자]

대한항공 측에서는 조 전무의 목소리인지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그래서 저 녹음파일을 제공했던 제보자가 오마이뉴스 측에 본인의 사원증을 캡처해서 올리면서 '맞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도 여전히 의구심이 있습니다.

의구심의 근거는 지적하신 대로 사무실에서 과연 '저런 톤, 저런 어휘, 저런 데시벨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는 일반적인 상식에서 나오는 의구심입니다.

그래서 뭐 사무실이 아니라 무슨 종교시설이나, 일부 사이비 종교시설이나 무슨 연극 연습을 하는 자리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요.

한 익명 게시판에 내부 직원이 친절하게 기자들에게 취재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내부 현직 직원들의 고발은 좀 어려우니 전직 임원들을 접촉해 봐라', 이렇게 해서 실제 전직을 제가 접촉을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저 목소리의 주인공이 조현민 전무가 맞다', 상당히 가깝게 있었던 전직 임원입니다.

그러면서 이른바 '갑질논란'에 대해서 물어보니까 자세한 내용은 어쨌든 말하기 그렇다라고 얘기했고요.

또 다른 전직 관계자는 '조 전무의 목소리가 맞다'라고 확인을 해 줬고 소리를 들어보니 '내가 있을 때보다 증세가 심해진 듯 하다'라고 당시에 대한 평가도 했습니다.

[앵커]

'증세'라고 표현하는군요.

[기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것 아니냐'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내부 직원들의 주장입니다.

[앵커]

아무튼 복수의 관계자들이 직접 박 기자가 통화해 본 사람들이 '이 목소리가 맞다', 이렇게 확인을 해 주고 있는 상황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전무는 이전에 언니인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 논란 때 '복수하겠다', 문자를 보내서 논란이 됐던 적이 있었는데요.

[앵커]

그랬죠.

[기자]

앞서 이제 녹음파일을 제보했던 사람은 '우리에게도 가족이 있다',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제가 접촉한 한 현직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실 저런 일들이 회사에서 비일비재한 것을 부끄러워서 가족에게 숨겨왔는데 '저런 소리 들으며 회사 다닌 것을 이제 가족들이 알게 된 것이 가장 가슴이 아프다'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그렇죠.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세 번째 키워드를 볼까요?

[기자]

세 번째 키워드는 < 친구의 '설전' > 으로 잡았습니다.

[앵커]

이건 누구 얘기입니까?

[기자]

오늘 국정원 특수활동비 뇌물수수혐의로 최경환 전 부총리의 공판이 있었는데요.

증인으로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나왔습니다.

최경환 전 부총리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과 가까운 사이였다'라고 한 때 진술한 바있는데 오늘의 설전 내용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앵커]

두 사람이 싸웠나요?

[기자]

거의 말싸움 수준이었었는데요.

최경환 의원이 '이병기 원장이 국가의 예산을 잘 모르셔서 검찰 의도에 자꾸 이용 당하는 진술을 하셔서 답답하다'라고 진술을 했습니다.

그러자 이병기 전 원장이 발끈해서 '제가 뭐 어리석은 놈도 아니고 검찰 유도에 말려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약간의 공방이 오가자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최 의원이 본인에게 전화를 두 번 했다는데 성완종 때도 검찰조사 안 받게 해 달라고 전화하지 않았냐'라고 얘기를 하자 최경환 의원이 '그런 적이 없습니다'라고 단언을 했고요.

그러자 '무슨, 무슨 선배 공천을 못 받았을 때도 전화를 했다'라고 하자 '그때는 비서실장 때 아닙니까'라고 바로 최경환 의원이 반박을 했습니다.

이런 설전 간에 당시의 국정원장 또 친박핵심 의원 간의 치부들이 모두 드러났습니다.

저렇게 싸우다 보니 검찰에서는 나중에 '증인 물 한잔 드시죠'라고 좀 말린 뒤에 진술을 이어갔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박성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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