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편의점 앞 테이블서 '한잔'? 한여름 밤의 갈등

입력 2018-07-25 22:01 수정 2018-07-25 23:2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요즘처럼 더운 밤에는 집앞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맥주 한잔 하러 나오시는 분들 있습니다. 사실 꽤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이게 불법이라는 걸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밤 10시 반이 넘은 시각이지만 서울 기온은 29도가 넘습니다.

이렇게 밤늦게까지 이렇게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편의점 앞에 깔아둔 테이블에서 맥주 한 잔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데서는 저렴하게 그냥 한잔. 호프집에서는 어차피 들어가 보면 안주에다…]

[술집 마감 한 2시 정도 될 거 같은데 편의점은 24시간이니까요.]

사실상 집 앞 편의점 야외 파라솔이 간이 호프집이 된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편의점은 일반음식점이 아닌 휴게음식점으로 음주가 불법입니다.

술 마시는 걸 허용하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허가 취소와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혹시 불법인 거 아셨어요?) 아 그래요? 몰랐죠. 저희가 살던 데는 다 이런 게 돼 있어서…]

최근 주택가 일부 편의점에서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인근 주민들과의 갈등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정이 넘은 시각, 술을 마시며 웃고 떠드는 소리가 집안까지 새어들어옵니다.

[주민 : 잠을 거의 못 잤어요. (이제) 이쪽 편에서는 잠을 안 자요. 대화 나누는 정도가 아니에요. 웃음소리하고, 술에 취하니까 목소리 자체가 굉장히 커져요.]

테이블에서 피우는 담배 연기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편의점 주변에서 음식점과 주점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불만을 터트립니다.

편의점의 경우 가격이 저렴한 것은 물론, 흡연도 가능해 손님을 계속 뺏긴다는 겁니다.

[음식점 주인 : 똑같은 공장에서 나온 술이 들어오는 가격 자체가 다르니까 경쟁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손님도) 왜 식당에서는 술값을 비싸게 받으십니까. 환장하죠. 가슴 치고…]

일부 편의점들은 도로나 인도에 야외 테이블을 설치해 논란입니다.

도로법 위반은 물론, 보기에도 위험합니다.

이 도로는 일방통행에 이면도로라 차와 행인이 함께 다니는 곳이지만 한편에 테이블을 펼쳐놨습니다.

바로 뒤에 차가 지나다니지만 술에 취해 신경쓰지 못합니다.

불법이지만 지자체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

[A편의점 업주 : 아직 단속은…]

[B편의점 업주 : 그런 건 없었어요.]

야외 테이블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도 곤욕입니다.

취객이 지나간 테이블 주변에 담배꽁초가 가득합니다.

남기고 간 쓰레기를 치우고 테이블을 이물질을 닦는 등 음식점 종업원과 다를 바 없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 취해서 이제 막 난동도 많이 일어나가지고, 손님들이랑 싸우고…]

일부 도넘은 취객들로 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편의점 직원 : 저거 다 불법 아니에요? 성추문도 있고, 짐 놓고 자다가 뭐 들고 가는 경우도 있고 별별 일이 다 있죠.]

일부 편의점 점주들은 불법이지만 매출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편의점 점주 : 사람들이 많이 찾아요. 앉아도 안 되냐, 자꾸 여기 앉게 좀 해달라 이러니까. 우린 뭐 청소하고 너무 막 그래요.]

한 편의점 본사는 야외 테이블은 휴게를 위해 제공하는 공간으로 손님이 구매한 술을 자율적으로 마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한 잔의 낭만마저 단속해야 하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민폐를 주는 과도한 음주는 사라져야겠습니다.

(인턴기자 : 송하린)

관련기사

올해 모기 많아졌다…잦은 비와 늘어난 강우량 때문? "계곡으로 바다로 탈출"…이른 무더위에 전국 피서지 북새통 '서울 37도' 전국 기록적 폭염…부산서 물놀이 보트 방파제 충돌 피서 명당자리서 기막힌 장기투숙…'캠핑 장박족' 극성 몰카 실랑이, 나뒹구는 쓰레기…올해도 몸살 앓는 피서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