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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홧발에 쓰러진 600명…"총사령관 대권 욕심"

입력 2021-04-09 16:32 수정 2021-04-09 16:38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국민 600여 명 숨져
군부 "유혈 사태는 폭력적인 시위대 탓"
쿠데타 배경에 "총사령관 대권 욕심"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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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이후 미얀마 국민 600여 명 숨져
군부 "유혈 사태는 폭력적인 시위대 탓"
쿠데타 배경에 "총사령관 대권 욕심" 주장도

지난달 22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열린 민주화 운동에서 군부의 폭력에 부상당한 시민들이 옮겨지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지난달 22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열린 민주화 운동에서 군부의 폭력에 부상당한 시민들이 옮겨지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의 폭력으로 사상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군부가 유혈사태의 책임을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에게 돌렸습니다. 쿠데타 배경엔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의 대권 욕심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현지 시간 8일 미국 CNN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 대변인인 조민툰 준장은 매체 인터뷰에서 "일부 시위대가 군중을 선동했고 공무원들의 출근을 막았기 때문에 군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처음엔 시위대가 돌을 던지고 새총을 쐈지만 나중에는 모래주머니로 도로를 막은 뒤 직접 만든 총을 쏘고 화염병을 던졌다"며 "군은 무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새총과 군용 총기의 위력이 같느냐는 질문에는 "최소한의 힘만 사용했다"고 답했습니다.

또 아이들이 총에 맞아 숨진 것에 대해선 "어떤 곳에서는 아이들을 폭력 폭동에 참여하도록 자극한다"며 "이 때문에 아이들이 총에 맞았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아이들을 쏠 이유는 전혀 없다"며 "테러리스트들이 우리를 나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고 집에 있는 어린이가 총에 맞아 숨지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CNN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군부가 시민들의 집을 향해 실탄을 쏜 것이 입증된다"고 반박했습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46명의 어린이가 군부의 폭력에 숨졌습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금까지 군부에 의해 최소 600여 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보고했습니다. 유인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군부가 로켓 추진 수류탄(RPG), 중기관총, 저격총 등을 사용해 시위대를 대량으로 죽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4일 미얀마 네피도에 있는 국방 박물관에서 미얀마 군부 대변인인 조민툰 준장이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CNN 제공〉지난 4일 미얀마 네피도에 있는 국방 박물관에서 미얀마 군부 대변인인 조민툰 준장이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CNN 제공〉
조민툰 준장은 이번 비상사태가 국가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건 쿠데타가 아니다"며 "부정선거를 조사하는 동안 단지 국가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차원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습니다.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 측 민주주의민족연맹(NDL)이 지난해 11월 8일 총선에서 83% 득표율로 하원 440석 가운데 315석, 상원 224석 중 161석을 차지하자 쿠데타를 일으킨 겁니다. 군부는 쿠데타의 이유를 부정 선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조민툰 준장은 "이번 선거에서 발견한 부정 선거 표는 모두 1,040만 표"라며 "선거에서 사기가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선거 사기를 증명하진 않았습니다.

미얀마 선거위원회는 이번 선거에서 대규모 유권자 사기가 있다는 것을 부인했으며 독립된 기관이 역시 확인했지만 결과를 뒤집을 만큼 실질적인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총사령관이 지난달 27일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국군의날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AP 연합뉴스〉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총사령관이 지난달 27일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국군의날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AP 연합뉴스〉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대표는 이번 쿠데타는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의 사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모아 대표는 JTBC에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정치에 욕심이 많다. 오는 7월이면 만 65세가 돼 은퇴를 해야 하는데 군부 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총선에서 참패했다"며 "대권 야망을 품지 못하게 되면서 쿠데타를 일으켰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쿠데타를 일으키기 전 아웅산 수지 고문을 만나 정치적 기반을 마련해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는 말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군부는 아웅산 수지 고문을 구금한 상태며 1년 동안 비상사태를 거친 뒤 선거를 치를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합니다. 조민툰 준장은 "아직 임무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6개월 이상 비상사태가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얀마 헌법엔 군부가 정권을 잡으면 2년 안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적혀있습니다. 조민툰 준장은 "그것을 실현할 것을 약속한다"면서도 "우리가 계획하는 민주주의 국가는 우리 역사와 지리에 적합할 것이며 미얀마의 민주주의 기준은 서방 국가들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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