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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해외순방 중 거부권 전격 행사 배경은

입력 2016-05-2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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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해외순방 중 거부권 전격 행사 배경은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인 27일 청문회 개최 요건을 완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법안 폐기를 둘러싼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주말을 제외하고 사실상의 19대 국회 임기 만료일인 이날 거부권을 행사, 자동폐기 되도록 함으로써 국회 재의결 가능성을 차단하고 20대 국회에서 거부권 행사로 정치적 논란이 커지는 것을 피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행정부를 마비시켜 국정의 발목을 잡는 법"이라는 게 이번 국회법 개정안을 바라보는 박 대통령의 시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원칙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상 야당의 거센 반발이 있더라도 거부권 행사를 피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큰 거부권 대신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건의가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순방에서 돌아온 뒤 거부권 행사의 데드라인인 다음달 7일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재의를 요구하거나 이달 31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 예정인 국무회의에서 전재결재를 통해 재의 요구안을 재가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 황 총리 주재로 예정에 없던 임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 요구안을 심의·의결했다.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전자결재를 통해 이를 재가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이처럼 전격적으로 행사한 것은 헌법 51조에 근거한 자동폐기를 통해 논란을 조기에 마무리짓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헌법 51조는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 기타 의안은 회기중 의결되지 못한 이유로 폐기되지 아니한다. 다만 국회의원의 임기가 만료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19대 국회에서 거부권이 행사된 법에 대해서는 20대 국회가 재의결할 수 없기 때문에 자동폐기된다는 게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입장이다. 19대 국회 회기는 오는 29일 종료되는데 남은 이틀이 주말인 점을 감안하면 국회법 개정안의 재의결을 위한 본회의 개최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여소야대(與小野大)로 재편된 20대 국회에서 자칫 국회법 개정안이 재의결되는 최악의 수는 면하게 됐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국회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재의결되면 그대로 법안으로 확정된다.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의석수는 122석에 불과해 표대결로 갈 수 밖에 없는데 더불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의 의석수를 감안할 때 새누리당에서 30명 가량의 이탈표가 발생하면 재의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또 19대 국회에서 국회법 개정안 문제를 마무리지음으로써 일단 표면상으로는 20대 국회 시작부터 거부권 행사가 정치 쟁점화되는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도 내포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이 직접 전면에 나서는 대신 황 총리를 통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해외순방 성과가 희석되고 자신에게 모든 정치적 논란이 쏠리는 것을 피하려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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