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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9명" 라오스, 반정부 기류 막으려 피해규모 축소?

입력 2018-07-30 21:35 수정 2018-07-30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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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은 빠지기 시작했지만, 이제부터 더 힘든 시간들이 남아 있습니다. 수색은 이제 시작됐고 복구는 아직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라오스 정부가 피해자 숫자를 일부러 줄여서 발표한다는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에 가 있는 취재 기자, 박민규 기자를 직접 연결하겠습니다.

박민규 기자, 실종자만 수천 명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수색 작업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기자]

이곳 정부 통제 때문에 저희 취재팀이 현장 곳곳을 직접 가서 확인을 할 수는 없었는데요.

수색은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한다고 전해집니다.

사고가 난 지 일주일이 됐지만 수색을 마친 곳이 아직 피해지역의 3분의 1정도 밖에 안됩니다.

리나라는 물론 태국과 베트남, 중국 등 20여 개국에서 구조팀들이 속속 도착해서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입니다.

[앵커]

이렇게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자]

피해 지역이요,  댐 하류에 있는 10개가 넘는 오지마을입니다.

애초에 지역 자체가 넓은데다가 대부분 정글을 끼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관광객도 전혀 찾지 않고요. 우리 교민도 살지 않는 곳입니다.

이 지역 상당수가 아직 물에 잠겨 있기때문에, 유일한 수색, 그리고 구조수단이 헬리콥터 입니다.

물이 빠지면서 일부 마을은 보트로, 또 차로 갈 수 있게 됐지만 대부분의 도로가 유실됐고 진흙으로 덮여있어서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어린아이와 노약자가 많이 실종된 만큼, 구조의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공식 사망자 집계가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숫자가 애초보다 훨씬 많이 줄어들어서 여러가지 궁금증을 낳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것인가요?

[기자]

라오스 정부가 공식 발표를 했습니다.

이번 사고, 그러니까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로 인한 사망자수가 9명인 것인데요.

앞서 현지의 국영미디어들이 보도한 27명 사망자의 3분의 1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정부 설명은 실종자를 사망자로 잘못 처리했다는 것입니다.

보도와 관련해서 당국의 언급도 나왔는데요.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가 "소셜미디어와 해외 주요 매체가 사망자와 실종자 수를 과장하고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보도 내용의 진위를 따져봐야 한다"고 언급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서, 사망자와 실종자를 착각한다는 것이 그렇게 이해가 가지 않는 편인데, 그래서 정부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 이런 분위기도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지에서는 당국의 발표를 그대로 믿기에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당장 몸만 빠져나온 생존자들, 그리고 이들을 돕는 인근 주민들은 현지 사정상 애초에 뉴스를 접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나마 피해 수습에 나선 당국 관계자들과 구호단체 등을 통해서 겨우 소식을 접하는데요.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사망자가 300명은 넘을 것이다"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현지 구호단체들도 "대규모 사망자가 나왔다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말을 합니다.

"피해자 수와 이재민 수를 비교해보면 1만 명 가까이 비는데, 이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파악이 안 된다"는 겁니다.

정확한 피해 규모 확인이 중요한 문제인데, 이게 안 되고 있다고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라오스 정부가 인명피해가 클 경우 나올 수 있는 반정부 기류를 미리 막기위해서 의도적으로 사망자 수를 줄여서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가린다고 해서 가려질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원래 언로보도하고 당국의 공식 발표하고는 좀 차이가 나는 것은 저희들이 알고 있는데, 그게 아예 아니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좀 안가서 그래서 좀 알아봤습니다. 사고 원인 조사는 진행이 좀 된게 있습니까?

[기자]

사고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연재해 때문이다", "아니다. 애초에 공사를 잘못했다", 이런 입장이 갈리는 것입니다.

SK건설은 일단, 사고 전날에만 비가 400mm 넘게 쏟아지는 등 "천재지변에 가까운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졌다"는 점을 거듭 강조합니다.

이번에 무너져내린 것이요, 애초에 물을 가둬놓기 위한 둑 개념의 보조댐입니다.

비가 많이 왔다고 해서 이게 유실됐다는 설명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당장 국내에서부터 나왔습니다.

일단 라오스 정부는 사고원인에 대해서 "자연재해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인재일 가능성도 따져보겠다"는 입장입니다.

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댐을 건설한 기업들의 국적을 고려해 우리 정부 그리고 태국 정부와도 협력할 예정입니다.

SK건설 측은 현지에서 당국의 조사를 받는 입장이라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한편 현지에서는 아타푸주 이외에 루앙프라방 주의 댐이 추가로 붕괴되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구호팀은 이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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