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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개 채취 위해…철창 속 울부짖는 500마리 사육곰의 비극

입력 2018-08-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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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쓸개를 얻으려고 곰을 키우는 나라 전세계에 딱 두 나라 있습니다. 중국과 또 우리나라입니다. 500여 마리가 지금 남아있다고 하는데, 어떤 곳에서 살고 있는지 지금부터 보시겠습니다.

박창규 기자입니다.
 

[앵커]

농가 뒤에는 낡고 녹슨 뜬장 몇 개가 놓여 있습니다.

가로 1.2m 세로 2m, 한 평 안되는 공간마다 곰이 가득 차 있습니다.

온몸은 오물로 범벅입니다.

마실 물이 따로 없어 분뇨가 섞인 고인 물을 먹어야 합니다. 

철창을 깨물고 비틀고 다가온 사람을 향해 울어보지만 나갈 방법은 없습니다.

다른 농가의 곰은 이상 행동을 반복합니다.

양쪽 눈이 없는 곰은 구석에 앉아 그저 시간을 보냅니다.

모두 태어난 뒤 지금까지 한 번도 이 철창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웅담을 얻기 위해 도축되는 순간에야 처음 우리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이마저도 이제 기약이 없습니다.

[곰 사육 농장주 : 6~7년 전에는 2000만원씩 받았으니까. 지금은 수요가 없어요.]

돈이 안되니 사육 환경은 더 열악해졌습니다.

도축할 수도, 풀어줄 수도 없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버틸 수가 없어 사육곰을 모두 폐사시켰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곰 사육 농장주 : 도저히 기를 수 없으니까. 일반 생활 쓰레기 매립장에…소각장은 동물 소각은 안 시켜주거든…]

곰 사육은 1981년 시작됐습니다.

당시 정부가 농가 수익을 위해 장려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종 보호 여론이 일면서 사양 산업이 됐습니다.

한때 1400여 마리였던 국내 사육곰은 이제 540여 마리 남았습니다.

따로 보호할 방법을 만들지 못하면 모두 폐사할 때까지 이런 상황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명진/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 : 곰의 수명이 40년이라고 계산한다면 37년에서 38년 (더 지나야 합니다.)]

쓸개 채취를 위해 곰을 키우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과 중국 뿐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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