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 석 달 뒤인 그해 7월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분향소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특별법 제정을 위한 유족들의 단식과 삭발, 많은 시민들이 그 자리에 함께했고 또 교황과 각계 인사들이 찾아와 위로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그 후 4년 8개월이 지난 오늘(17일), 이들의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이 열렸습니다.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불리자 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이제 광화문 분향소는 내일이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참사를 기억하는 전시공간이 만들어집니다.
먼저 백민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돌아오지 못한 304명의 이름이 다시 광화문 광장을 채웁니다.
[고 김민희. 고 김수경.]
떼어내 차곡차곡 포갠 영정은 광장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안장될 곳을 찾기 전까지는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보관됩니다.
영정을 뗀 벽은 텅 비고 전시관도 문을 닫았습니다.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주자는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서입니다.
[장훈/고 장준형 군 아버지 : 이전에도, 지금도, 이후에도 이곳 광화문 촛불 광장은 시민 모두의 공간임을 잘 알기에 오늘 이안식을 받아들입니다.]
내일 오전에는 천막 14개 동이 철거됩니다.
그 자리에는 참사를 기억하고 안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시공간이 세워집니다.
[홍요한/목사 : 우리의 가슴에 새긴 그날의 참상과 어미의 울부짖음을 잊지 않고 끝없이 되살리는 것은 고통이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고, 역사를 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상처는 아물지 않았지만 다시는 이같은 사고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약속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