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인터뷰] 볼티모어 교민 "가게 다 부수고, 모조리 싹 쓸어가"

입력 2015-04-29 21:47 수정 2015-04-29 23:07

"큰 마켓들 어젯밤에도 방화피해 당해"

"동네 젊은이들 망치 들고 부수고 다녀"

"군 병력, 주민이 아니라 경찰 지킬 뿐"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큰 마켓들 어젯밤에도 방화피해 당해"

"동네 젊은이들 망치 들고 부수고 다녀"

"군 병력, 주민이 아니라 경찰 지킬 뿐"

[앵커]

볼티모어는 지금 그야말로 무법천지인 것 같습니다. 소요사태가 벌어진 곳이 한인 상점이 많은 곳이라 걱정이 더 클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피해를 입은 교민 한 분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작은 슈퍼를 운영하고 계신 민경희 씨입니다. 여보세요?

[민경희/미국 볼티모어 (상점 운영) : 네, 안녕하세요.]

[앵커]

안녕하시냐는 말씀 못 드릴 상황인 것 같습니다. 거기는 지금 아침 8시가 좀 넘은 시각인데 혹시 지금 가게에 나가 계십니까?

[민경희/미국 볼티모어 (상점 운영) : 아니요. 지금 이 전화 받고 이제 가게가 다 부서져서 문을 일단은 철문을 고쳐야 해서 9시에 철문 만드는 사람을 만나기로 했어요. 그래서 만나러 갈 거예요.]

[앵커]

이제 1시간 정도 있으면 가시는 건데. 가게 피해가 어느 정도입니까? 다 털리신 상황이신가요?

[민경희/미국 볼티모어 (상점 운영) : 그렇다고 봐야 돼요. 가게를 새로 차려야 될 정도로 다 부수고 가져갔어요. 내 생각에는 차를 대고 다 싣고 간 것 같아요.]

[앵커]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는 통행금지가 내려진 걸로 알고 있는데 어젯밤 상황은 어땠습니까?

[민경희/미국 볼티모어 (상점 운영) : 어젯밤에는 좀 조용했다고 얘기들은 하는데 아직 제가 나가보지는 않았지만 조용했다고 해요. 그런데 오늘도 벌써 큰 마켓은 문을 닫고. 어젯밤에 불 지르고 그랬다고 저도 지금 아침에 전화를 받았거든요. 시위대가 불 지르는 게 아니고 모든 경찰, 군인들이 시위대 쪽으로 몰리니까 동네 가게들을, 동네 주민들, 젊은이들… 어른들은 괜찮아요. 어른들은 진정하고 왜 그러냐고 야단치는데 동네 젊은이들이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망치 들고 다 부수고 다니고 우리들한테 화풀이하는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가게가 털리신 건 어저께 밤이 아니라 그저께 밤이죠?

[민경희/미국 볼티모어 (상점 운영) : 월요일날 밤입니다. 월요일날 밤에 저뿐만 아니라 제가 아는 사람도 불난 사람도 있고 가게를 불태웠어요. 총 맞은 사람도 있고.]

[앵커]

그때 가게에는 안 계셨던 거죠?

[민경희/미국 볼티모어 (상점 운영) : 저는 가게에서 막 경찰이 문 닫으라고 해서 빨리 닫고 5시에 왔는데, 집하고 가게하고 30분 걸려요. 집에 막 도착했는데 알람회사에서 전화가 와서 어떻게, 안 나가 볼 수는 없잖아요, 환한데. 다시 나갔지만 가게문을 다 때려 부수고 가져갔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문을 다 고정시키고 왔는데 한밤중에 또 털려서 완전히 다 털어갔어요. 통행금지 상관없어요, 걔네들은.]

[앵커]

지금 저하고 말씀을 나누고 계신 민경희 씨 가게가 있는 곳이 노스애비뉴, 그러니까 폭동의 중심지라고.

[민경희/미국 볼티모어 (상점 운영) : 근교예요. 노스애비뉴하고 가까워요.]

[앵커]

그렇군요. 거기는 한인 상점이 많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민경희/미국 볼티모어 (상점 운영) : 네, 많아요.]

[앵커]

그러면 다른 한인들도 많이 피해를 입었다고 아까 말씀하셨는데, 평소에 거기는 흑인 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들었는데 관계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까? 아니면 평소에 좀 갈등이 좀 있었습니까?

[민경희/미국 볼티모어 (상점 운영) : 그렇지 않아요. 흑인이라는 사람들이 참 착하고 순한 면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죠.) 제가 그 자리에서 13년을 했는데 착하고 순하지만. 한 사람의 흑인은 약해요. 그렇지만 폭동이 10명, 20명이 모이면 강해져서 눈이 이렇게 변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군중심리로 다 하는 것 같아요.]

[앵커]

그건 사실 흑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런 경향을 많이 띠기는 합니다. 그런데 경찰의 도움을 좀 받으셨습니까?

[민경희/미국 볼티모어 (상점 운영) : 제가 그날 저녁부터 경찰한테 굉장히, 911에 전화를 몇 번을 했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못했어요. 그래서 어저께는 너무 화가 나서 경찰서에 항의를 했어요, 제가. 너희들 뭐하는 거냐고. 그렇게 시민들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 너희들은 나타나지도 않고 뭐하냐 했더니 경찰이 전화가 왔더라고요, 미안하다고. 그러니까 조그마한 가게까지는 손이 못 미친대요. 큰 가게를 수습하느라고, 불내고 이런 가게들 수습하느라고 조그만 데까지 수습을 못하니까 일단은 나보고 피하라고 하더라고요. 자기들이 해 줄 수 있는 말은 위험하니까 피하라고 그 말밖에 안 해 줬어요.]

[앵커]

화면을 보면 군병력도 동원이 됐던데 군병력도 그러면 보호를 안 해 줍니까?

[민경희/미국 볼티모어 (상점 운영) : 군병력이 제가 화내는 부분이 그거예요. 이 발단이 우리 지역의 경찰서, 경찰들이 그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걔가 죽은 거예요, 우리 지역이에요. 저희 가게에서 경찰서가 다섯블록 밑에 있어요. 내가 내려오다가 보니까 경찰서에 장갑차가 와 있고 군병력이 다 거기 있는 거예요. 경찰서를 왜 지켜요.]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경찰들은 지금 소요지에 가 있고 군병력은 나와서 경찰 지키고 있으니까 이런 자그마한 상점은 아무도 보호해 줄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민경희/미국 볼티모어 (상점 운영) : 손이 안 미치는 거예요. 맞습니다. 거기서 화가 나서 항의를 했는데 그 사람들도 불쌍하기는 하더라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이게 참 경황도 없으시고 어려운 상황이실 텐데 저희하고 인터뷰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나중에 최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기를 저희들도 좀 바라고 있겠습니다. 민경희 씨, 고맙습니다, 오늘.

[민경희/미국 볼티모어 (상점 운영) : 네, 감사합니다.]

관련기사

미국 볼티모어서 흑인 폭동…약탈·방화로 번진 시위 '볼티모어 폭동' 한인 업소 10곳 불타…인명피해 없어 미국서 항의시위가 약탈·방화로…한인상점도 큰 피해 미국 볼티모어 대규모 흑인 폭동…234명 체포·한인업소도 피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