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직원이 거래업체에게 뇌물을 받아 구속이 됐지만, 회사는 계속 월급을 지급하고, 해당 직원이 재판을 거쳐 징역형을 받아도 퇴직금의 80%를 주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관리공단의 이야기입니다.
손용석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영화 '타짜'를 패러디한 에너지관리공단의 홍보 영상입니다.
직원 비리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비리하다 걸리면 패가망신한다, 이런 것도 안 배웠어?]
현실은 달랐습니다.
지난 5월 이 공단 곽모 본부장은 신재생에너지 업체로부터 청탁 대가로 6000만 원을 받아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검찰이 '관피아'를 척결하겠다며 대대적인 수사 의지를 밝힌 직후 구속된 첫 사례였습니다.
어제(14일) 열린 재판에서도 해당 본부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공단 측은 구속 중인 본부장에게 계속 월급을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단 측은 "공기업 규정에 따라 비리로 물러난 직원에겐 퇴직금의 80%를 지급해 주는데, 기존 월급의 80%를 지급해 줘야지 해당 퇴직금 산정 규정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창원 교수/한성대 행정학과 : 어떻게 해서든 자기 식구는 보호해야겠다는 게 전제가 된 거잖아요.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법의 관점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죠.]
공단은 지난해 휴가 문제로 상사를 흉기로 위협하며 난동을 부린 직원에게도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관피아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공기업 내부 규정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