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군 입대자들은 질병과 장애 정도에 따라 신체검사의 등급이 나뉘죠. 그런데 부대배치 때는 등급이 거의 고려가 안 됩니다. 심하게 말하면 마구잡이로 배치되는 셈인데요. 관심사병 관리가 근본적으로 허술할 수밖에 없습니다. '군 의문사와 자살문제' 연속보도, 오늘(21일)은 징병검사와 부대배치가 따로따로인 실태를 짚어봅니다.
강신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11년 1월, 현역 입대한 손형주 이병.
그런데 신체 등급은 3급.
시력장애와 과체중에 손이 떨리는 증세도 있었습니다.
사격에서 번번이 낙오해 극심한 좌절감에 시달리던 손 이병은 결국 총구를 자신에게 겨눴습니다.
유족들은 무리한 부대배치와 보직 부여가 참극을 불렀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이윤자/손 이병 어머니 : (눈도, 몸도 안 좋아서) 돌려보낼 줄 알았어요. 그랬는데 돌려보내지는 않고. 애를 갖다가 몸무게를 70kg으로 줄인다고. 강제로 그 살을 빼려고 애를 잡아버린 거죠.]
그나마 특수부대는 2급 이상만 가게 돼 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3급인데도 특수부대에 배치된 또 다른 손모 이병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부적절한 부대배치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실제 3급 병사의 자살률이 1급보다 배 가까이 높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신체조건을 고려한 부대와 보직배치가 절실한 이유입니다.
국방부는 인력운용을 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신체등급과 맞지 않게 배치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