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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첫 비대위 회의…"내로남불 수렁에서 빠져나올 것"

입력 2021-04-09 19:04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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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4월 재보궐 선거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선거 '참패' 성적표를 받아든 더불어민주당, 오늘(9일) 첫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었죠. '내로남불'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패인에 대한 분석과 쇄신책을 놓고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2년 전 '조국 사태'와 추윤 갈등으로 거슬러서 올라가 반성해야 한단 주장이 나온 반면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해야 한단 주장도 나왔습니다. 류정화 반장이 관련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12월 21일) : 자, 올해의 사자성어, 약 33%의 득표율을 얻은 '아시타비(我是他非)'가 꼽혔습니다. 옛부터 쓰이던 표현은 아니고요. 나와 타인에게 적용하는 도덕적인 잣대가 다를 때 쓰는, 소위 '내로남불'을 한자식으로 바꾼 일종의 신조어입니다.]

벌써 넉 달 전이네요. 교수신문이 뽑은 지난 해 사자성어, '내로남불'을 한자로 번역한 '아시타비' 였습니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뜻이죠. 그런데 이 내로남불이라는 신조어, 굳이 번역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지난 7일 "내로남불"이란 단어를 글자 그대로 영어로 소개했습니다. "선거 참패가 한국 정치의 변화를 예고한다"라는 제목으로 4월 재보궐 선거 결과를 보도하면섭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까지 친절하게 소개하면서요. 넉 달 전 교수들의 '일침' 소용이 없었던 듯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죠. 하루만에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국민 뜻 받들어 더 혁신하겠다" 내걸었습니다. 도종환 비대위원장의 일성 '내로남불'에서 빠져나오겠다고 했습니다.

[도종환/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더 꾸짖어주십시오. 마음이 풀리실 때까지 반성하고 성찰하겠습니다. 비대위는 민심 앞에 토 달지 않겠습니다. 변명도 하지 않겠습니다. 내로남불의 수렁에서 하루속히 빠져나오겠습니다.]

도 위원장, 그야말로 몸을 낮췄죠. 소통과 경청, 결단과 희생, 공정과 정의, 반성 성찰 등 좋은 단어들을 모두 썼습니다. 첫 비대위 회의를 마친 최인호 수석 대변인, '누가 더 많이 반성하고 혁신하는지' '혁신 릴레이'를 하겠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선거의 주요 패인으로 꼽힌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정책기조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인호/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부동산은 누차 강조 드렸듯이, 저희들이 계속 지켜나가야 될 정책이고, 확고한 것은 2·4부동산 대책은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번 비대위의 활동 기간, 다음 주 16일 원내대표를 뽑을 때까지 불과 1주일이긴 합니다. 새로운 혁신, 쇄신책을 낸다기 보다는 이른바 '관리형'인 건데요. 그렇다고 해도, 당장 "이게 쇄신이냐"는 큰 소리가 나왔습니다. 노웅래 전 최고위원입니다. 도 위원장이, 대표적인 친문 의원들의 싱크탱크 '민주주의 4.0' 대표를 맡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우리가 지금 벼랑 끝에 서서 쇄신을 해야 되는 마당에 쇄신의 당 얼굴로서, 당 내 특정 세력의 대표를 내세웠다, 그렇다면 솔직히 그거는 '면피성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 될 거고 국민들이 '아, 이 사람들이 아직도 국민을 졸로, 바보로 보는 거 아닌가' 이렇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선거의 패인과 쇄신책을 놓고도 논쟁의 줄다리기가 시작됐습니다.'무엇을 어디서부터 반성해야 하느냐'하는 겁니다. 2년 전 조국 사태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당내 소신파 김해영 전 의원입니다.

[김해영 (음성대역) : 조국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이상한 프레임을 만들어서 국민들을 갈라치고 갈등을 조장했음에도 이후 당에서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검찰개혁을 비롯한 이른바 추-윤 갈등, 부동산 실책도 짚고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해영 (음성대역) : 추미애 전 장관의 거친 언행과 절차를 지키지 않는 막무가내식 장관직 수행을 당에서 제지하지 못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을 무리하게 쳐내려다 결국 대통령 사과까지 이르게 했습니다. 검찰개혁을 하듯 부동산 문제에 당력을 집중했다면 지금 부동산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당내는 아니지만 다른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야권에서 친문 진영을 대변한다고 공격하고 있죠. 방송인 김어준 씨인데요. 김 전 의원 말대로 하면 '망한다'고 했습니다.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원래 선거를 지는 쪽에서는 대체로 그 선거에 가장 도움이 안 됐던 분들이 가장 도움이 안 될 말을 가장 먼저 나서서 합니다. 그래서 대체로 이런 분들 말대로 하면 대체로 망해요. 그리고 김해영 전 의원은 소신파가 아니라 공감대가 없어서 혼자가 된 겁니다. 참고로. ]

김해영 전 의원의 목소리에 힘을 실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조국 전 장관을 지키려는 과정에서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일은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고 했는데요. 민주당의 2030 국회의원 다섯 명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2030 청년들이 돌아선 데 대한 처절한 반성의 목소리였습니다.

[장철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가장 혁신적이고 당내의 주류적 관행과 기득권 구조에 비판적이었어야 할 우리 청년의원들까지도 오만했고, 게을렀고, 용기가 없었습니다. 그 모습이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더욱 꺾었을지 모릅니다.]

이 다섯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초선 의원 50여 명도 오늘 긴급 간담회를 열고 입장문을 냈습니다. "민주당은 이미 기득권 정당"이라면서 초선의원들부터 달라지겠다고 했는데요. 이번 선거에선 당헌 당규를 고쳐 공천을 한 것부터가 문제였다고 했습니다.

[강선우/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당헌당규를 시행도 해보지 않고, 국민적 공감 없이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해 후보를 낸 뒤 귀를 막았습니다.]

반면 초선 중에서 다른 목소리를 낸 사람도 있었습니다. 조국 전 장관 지키기, 검찰개혁에 앞장서 온 김용민 의원인데요. 이번 선거의 민심은 '불공정에 대한 분노'라고 본 김 의원, 검찰개혁과 언론 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가진 "180석을 영리하고 신속하게 활용해야 한다"고도 했는데요.

[김용민 (음성대역) : 우리 민주당은 지체없이 불공정을 해소할 개혁과제에 대해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워 하나씩 해나가야 합니다. 그중에서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해내야 합니다.]

앞서 선거의 패배 원인으로 언론을 짚은 사람도 있었죠.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더 철저히 파헤쳤어야 한단 주장입니다. 민주당의 '지나친 네거티브' 전략을 패인으로 지적하는 일각의 시각과는 반댑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이번 선거에서 좀 더 (언론이) 심했다고 보고요. '언론이 편파적이다 또는 언론이 그라운드 안에 들어왔다' 이런 느낌을 주게 되면 그것은 우리 민주주의에 상당한, 큰 침해요소가 되거나 위험요소가 될 거라고…]

16일 원내대표 선거와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당 대표 선거까지,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인 친 노무현 계, 원로 정치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쓴소리를 했습니다. 대통령 임기를 1년 남겨둔 이번 선거, "질 때가 됐다"면서도 민주당의 독주, 또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너무 충실했던 '죗값'을 치르는 거라고 했습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질 때가 됐고, 그리고 참패, 참패 하는데 원래, 물론 민주당이 그동안에 너무 독주하는 모습, 또 시간을 조금 더 들이더라도 하지 않고 법을 그냥 막 밀어붙이듯이 한 것, 이런 거에 대한 죗값이긴 한데…]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선거 패인을 두고 서로의 코끼리를 말한다. 내 코끼리만 코끼리고 네 코끼리는 코끼리가 아니라고 비웃는다"고 했는데요. "선거 패인과 향후 진로에 대해 내가 틀리거나 전부가 아닐지 모른단 두려움을 가지고 주장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민주당의 변화 과정, 앞으로도 여정회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민주당 "'내로남불'에서 빠져나올 것"… "민주당도 기득권 정당, 초선들부터 달라질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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