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송희영(63) 전 조선일보 주필을 배임수재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송 전 주필은 박수환(59·구속기소)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영업 활동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모두 1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7일 송 전 주필에 대해 배임수재 및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송 전 주필은 박 전 대표의 기사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2007~2015년 모두 4000만원 상당의 현금 및 수표, 940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골프접대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남상태(67·구속기소)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에 우호적인 칼럼 및 사설을 게재하고 이를 대가로 2011년 9월1일부터 9월9일까지 3900만원 상당의 경비가 소요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고재호(62·구속기소)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부터 2012~2015년 현금 및 상품권 1200만원, 골프 등 접대 500만원 등을 제공받은 혐의, 2015년 2월 당시 안종범(58·구속기소)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사무실로 불러 고 전 사장의 연임을 청탁한 혐의 등도 있다.
특수단에 따르면, 송 전 주필은 홍보대행사를 운영하던 박 전 대표와 친분을 쌓아오다 2008년부터 박 전 대표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추천인' 항목에 자신의 실명과 휴대전화 번호를 기재하는 것을 허락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에 박 전 대표를 추천해 홍보대행계약을 체결하게 하는가 하면, 박 전 대표의 부탁을 받고 대기업 고객들을 만나주는 등 박 전 대표의 영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송 전 주필은 박 전 대표로부터 뉴스커뮤니케이션즈가 홍보 계약을 체결한 대우조선해양, 외국계 담배 제조사, 엔터테인먼트회사 등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를 게재해 줄 것을 부탁 받기도 했다. 해당 내용은 실제로 조선일보에 게재된 것으로 조사됐다.
송 전 주필은 대우조선해양에 우호적인 기사가 게재되게 돕는 과정에서 남 전 사장과도 친분을 쌓았다.
이후 송 전 주필은 2010~2011년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이 탁월하다는 취지의 칼럼, 대우조선해양을 호평하는 내용을 담은 사설 등이 게재되게 했다. 이어 2011년 9월에는 대우조선해양의 전세기를 타고 8박9일 일정의 외유성 출장을 떠났다.
전세기 출장에는 남 전 사장, 박 전 대표를 비롯해 당시 부사장이었던 고 전 사장도 함께했다. 출장 이후에도 관계를 지속한 송 전 주필은 고 전 사장 연임을 안 전 수석에게 청탁하는가 하면, 고 전 사장을 상대로 처조카의 취업을 청탁하기도 했다.
특수단은 지난달 25, 26일 송 전 주필을 두 차례에 걸쳐 조사했다. 조사 과정에서 2008년 남 전 사장으로부터 고가의 시계를 받은 사실도 확인했지만, 공소시효가 만료돼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한편 송 전 주필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정해진 법 절차에 따라 무고함을 밝혀나갈 각오"라고 주요 혐의를 부인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