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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중3 대화 84초마다 '삐'…청소년 욕설 보고서

입력 2015-04-29 21:59 수정 2015-04-2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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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모욕(辱)쿠스. 욕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인간. 한달 전쯤 앵커브리핑에서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29일) 탐사플러스에서는 욕을 배우고 또 욕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인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의 욕 문화, 욕 습관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취재진이 관찰카메라와 소형 녹음기를 이용해 살펴봤는데요. 과연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요.

먼저 그 실태를 이호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병XXX, 병XXX, 병XXX, 빠랍빠랍빠랍, 병XXX, 병XXX.]

[김선영/서울시 종암동 : (듣는) 제가 다 부끄럽고 너무 심하니까 말하는 것도 그렇고.]

[씨XXX야 아파, 씨X 이거 입지 말아라.]

[장영숙/서울시 미아동 : 옛날 같으면 뭐라 했는데 요즘엔 뭐라고 못한다니까. 잘못하면 되로 주고 말로 받아.]

청소년들의 욕설은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야외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다가가 들어보니, 속사포처럼 욕이 쏟아집니다.

[씨X아 그런데 뱉지 말라고, 씨X 뭐라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버스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른들이 옆에 있어도 거리낌이 없습니다.

[네 말도 못하면서 병X아, 미X XX 아니야 씨X.]

하교하는 학생들 사이를 지나가봤습니다.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쉴 새 없이 쏟아집니다.

경쟁하듯 욕설을 하는 청소년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욕설을 배우기 시작해 중학교에서 욕설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취재진은 학교 측의 동의를 받고 한 중학교 3학년 교실에 관찰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학생들에게도 촬영 사실을 알리고, 등교 시간부터 하교할 때까지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처음엔 카메라를 의식하고 말을 조심하자고 합니다.

[(카메라가 어딨어?) 저기 있어요. 말조심해야 돼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자신도 모르게 욕이 튀어 나옵니다.

[아 넌 좀 닥쳐. 씨XX아 존X 씨XX 개XX가, 죽을래.]

습관이 돼버린 겁니다.

수업시간을 제외하고 쉬는 시간 60분 동안 나온 욕설을 세봤더니 43차례였습니다. 1분 24초마다 욕을 쓴 겁니다.

이번에는 소형 녹음기를 중학교 1학년 남여 학생에게 주고 개인별 욕설 빈도수를 측정해 봤습니다.

[지X마 제발 좀.]

[씨X, 이 새X는 XX거릴 거잖아, 씨XXX들아.]

역시 수업시간을 제외하고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쓰는 욕을 측정해봤더니, 남학생은 31차례, 여학생은 13차례였습니다.

학생들은 누구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접미사와 접두사처럼 자연스레 문장에 붙여쓰고 있습니다.

스스로 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과거엔 말에 욕을 섞어서 썼다면, 요즘엔 거꾸로 욕에 말을 섞어서 쓰는 셈입니다.

[김봉섭 박사/한국정보화진흥원 : 욕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한 대답으로 하나는 사회적 위세라고 생각을 해요.]

국립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평상시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한다는 학생이 10명 중 9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습관처럼 욕을 쓰다 보면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합니다.

평소 욕설을 자주 하는 학생일수록 충동성과 공격성이 높고, 학습능력 등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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