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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추명호 긴급체포…'국정농단 보고' 은폐 의혹도

입력 2017-10-17 18:59 수정 2017-10-1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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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혹만 무성했던 우병우 전 수석과 추명호 전 국장과의 관계가 적폐청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두 사람은 국정원장을 뛰어 직접 보고를 주고 받는 사이였고, 추 전 국장은 최순실 국정농단의 단초가 될만 한 첩보를 묵살해 최 씨를 비호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는데요. 오늘(17일) 최 반장 발제에서 세 사람을 둘러싼 커넥션 정황을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기하학적으로 가장 완벽한 도형을 삼각형이라고 하죠. 세 변의 길이만 정해지면 모양이 변하지 않아 안정적이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인 게 바로 삼각형 구조물로 이뤄진 에펠탑이죠.

뜬금없이 "웬 삼각형이냐" 하실 텐데, 바로 우병우-추명호-최순실로 이어지는 '국정원 국정농단 삼각커넥션' 그야말로 너와 나의 연결고리가,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그야말로 "안정적으로" 국정농단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포착된 건데요. 우 전 수석은 그동안 "최순실은 모른다"는 입장이었지만 유착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국정원에는 국정원장도 모르게 우병우 전 수석을 위해 일하는 '우병우팀'이 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핵심인물이 바로 추명호 전 국장입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2월 22일) : 추명호 6국장을 중심으로 해서 팀을 꾸리는 겁니다. 그리고 추명호 국장으로부터 우병우 수석이 롯데 잠실에서 보고를 따로 받았죠.]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지난해 12월 22일) : (그렇죠?) 의원님, 그런 적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끈끈한 고리가 확인됩니다. 상대방의 '의리'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는 바로 내가 위기에 처했을 때죠. 지난해 우 전 수석 처가의 땅거래와 관련해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감찰에 나섰는데 이때 추 전 국장이 나섭니다. 국정원 직원에게 감찰 배경이 뭔지, 그리고 감찰관과 친한 의원이 누군지 등을 알아보라고 한 겁니다. 여기에다 조사 기간을 연장해 시간을 벌고 야당의 공세 타이밍을 분산시키라는 등의 대응방안도 제시하는데요. 이같은 내용을 우 전 수석에게 두 차례 직접 보고합니다.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것도 있어야 인지상정이죠. 개혁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우 전 수석은 추 전 국장을 국정원 2차장에 추천했습니다. 물론 승진은 무산됐다고 하는데요. 아무튼 일종의 추 전 국장이 국정원의 "추통령", "우병우 비선" 이라는 의혹이 나오자 당시 내부감찰도 진행됐습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19일) : '무슨 통령', '부원장' 등으로 불리며 직속상관인 원장과 2차장에게는 보고하지 않고 현 민정수석 우병우에게 직보를 하는 등의 행위로 비난을 받는데 사실여부를 감찰조사해서 보고해 달라고…]

2014년 8월 부임한 후 추 전 국장은 '최순실 전담팀' 등이 수집한 첩보 170건을 보고받습니다. 특히 '정윤회는 깃털에 불과, 진짜 실세는 최순실 설' '윤전추 행정관은 최순실 트레이너 출신' '전경련·재계 계속되는 자금 요구에 불만' 등 지난해 9월 의혹이 보도되기 전 이미 국정농단의 단초를 보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추 전 국장은 추가 첩보 수집을 지시하지도, 원장에게 정식 보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첩보를 수집한 직원들을 "복장이 불량하다" "유언비어를 배포한다"며 지방으로 전출시켰습니다.

대체 최순실을 왜 감추려 했냐는 건데요. 지난해 '세계일보'가 보도한 '최순실 비선의 군 인사 개입 의혹 문건'을 보면요. 육사 41기 '알자회' 출신인 추 전 국장이 친누나와 최순실 씨의 친분으로 비선과 가까워졌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추명호/전 국정원 국장 (지난달 1일) : 저와 제 가족 어느 누구도 최순실 씨하고 전화통화한 사람, 아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제가 최순실 씨하고 관련되는 내용을 아는 사람이 있으면 나오라 그러세요. 아무도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우 전 수석이 추 전 국장을 움직인 거라는 의혹입니다. 지난해 3월 추 전 국장은 문체부 간부 8명에 대한 세평을 작성합니다. 이중 6명 바로 우 전 수석이 김종덕 문체부 장관에게 인사조치를 요구한 인물입니다. 동시에 최순실 씨가 주도한 재단 설립에 비협조적이었던 박민권 전 1차관 인맥인데요. 즉, 우 전 수석이 최순실에 밉보인 직원들을 솎아내는 작업에 개입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검찰은 오늘 추명호 국장을 긴급체포했는데요. 이명박 정부 시절 '박원순 제압 문건'을 만들고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입니다. 여기에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의 한 축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명박-박근혜 국정원의 '키맨'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취소 운동에 개입한 의혹은 개인적으로는 실행에 옮기진 않았으면 했지만,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우파 단체를 시켜 수상 취소를 청원하도록 했는데요.

편지를 보시면 2010년 3월 자유주의진보연합 대표는 노벨위원회 위원장 앞으로 편지를 보냅니다. "김대중의 노벨 평화상 수상은 취소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DJ가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에 "천문학적인 뒷돈"을 줬고 "북한 무기 구입"에 사용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번역비와 발송비 250만 원, 관련 책 구입비 50만 원 등, 300만 원을 국정원이 지원했습니다. 개혁위는 이같은 과정이 원세훈 전 원장에게 보고된 뒤 실행된 만큼 승인도 받은 것으로 판단했는데요. 역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됐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국정농단 보고 은폐…추명호 긴급 체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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