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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정치검찰 책임 물은 대통령…검찰 인적쇄신 임박

입력 2017-07-26 21:31 수정 2017-07-2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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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개혁과 적폐청산 과제를 수행할 문무일호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가운데 법무부가 오늘(26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 고위 간부들에 대한 인사 안건을 논의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정치검찰에 대한 책임"을 집중적으로 강조한 만큼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막 오른 검찰개혁을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검찰개혁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정치검찰의 모습을 반성하고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했는데요. 인적쇄신을 강조한 겁니다. 소위 '우병우 라인' 등 전 정권에서 '잘나가던 검사'들이 고위직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법무부는 오늘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장급 이상 인사를 논의했는데요, 최대 관심은, 어느 회사가 그렇듯 바로 승진입니다. 연수원 18기인 문무일 총장의 선배, 동기들의 잇따른 사퇴로 고검장급 5자리가 현재 공석인데요. 19∼20기가 전진 배치될 가능성이 큽니다. 검사장급에서도 7자리가 비어있는데요. 검사장 파격 승진 후 발탁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동기인 23기에서 승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접쳐집니다.

변수는 줄어든 검사장 수와 법무부 탈검찰화입니다. 어제 국무회의 의결을 결과, 중앙지검 1차장이 검사장급에서 제외되면서 검사장급 이상 자리는 48개가 됐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검찰이 독점해온, 법무부 실국장 8개 가운데, 검사만 맡을 수 있는 자리도 검찰국장 하나만 남게 됐습니다.

그리고 어제 문무일 총장이 대통령 앞에서 인용한 한시가 내내 화제인데요. 청와대 내부에서도 검찰총장의 취임 첫 행보라기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혹시, 문 총장이 청문회에서 나온 당부를 곧바로 실행해 옮인 건 아닌가 싶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4일) : 검찰총장 후보자에 지명되신 걸 축하드리고…만약에 총장이 되시면 문무를 겸비한 그런 총장이 되시길 바랍니다.]

통상 검찰을 무 그러니까 칼에 비유하곤 하는데 문.무.일. 이름 만큼이나 문과 무를 하나로 이루겠다는 포부를 비춘 걸까요. 여튼 문 총장이 읊은 한시입니다.

+++

하늘 노릇하기가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
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란다
집을 나선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고
농부는 비 오기를 기다리는데
봉잎 따는 아낙네는 흐린 날씨를 바란다

+++

각자 입장에 따라 바라는 것과, 생각하는 게 다르다는 것처럼 당장 검찰개혁에 대해 대통령과 검찰총장의 생각이 다르다는 뜻을 은연중에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문 후보자는 청문회를 거치며 생각이 난 시라고 했는데요. 공교롭게도 한시에 드러난 하늘에 대해, 누에, 보리, 나그네, 농부, 아낙네 다섯개입니다. 다섯 주체의 생각이 다른 것처럼, 여야 5당의 목소리가 달랐다는 점을 비유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해보입니다.

게다가 대통령의 검찰개혁 주문을 받은 뒤, 곧바로 진행된 취임식 취임사에선 '개혁'이란 단어조차 등장하지 않았고, 대신 '변화'를 강조했는데요. 이에 갖은 해석이 나왔지만, 문 총장은 선문답같은 답변을 내놨습니다.

[문무일/검찰총장 : (어제 읊으신 한시 내용이 검찰개혁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낸 거 아니냐 이런 해석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바르게 잘 하겠습니다. 수고하십시오.]

'변화'를 강조하며 취임한 첫날, 문 총장은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 '대수술'에 돌입했습니다. 총장 직속 부서인 범정은 각종 범죄 첩보와 정보를 수집해 수사에 활용하고 있는데요, 우선 수사관 전원에 대해 원대 복귀 지시했습니다. 이후 범정의 역할, 대외활동방식 등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 작업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범정은 정해진 업무를 벗어나, 청와대 하명 수사에 동원되거나, 정치적 활동을 한다는 지적을 받았왔는데요. 한상대 전 총장 시절엔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던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출입국 기록을 조회하는 등 사찰했다는 의혹도 제기가 됐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의원 (2012년 8월 27일) : 법사위원이 국내에 있는지 해외에 나갔는지 그거를 왜 검찰의 범정기획관에서 그걸 알아보러 다니죠?]

[권재진/전 법무부 장관 (2012년 8월 27일) : 범정기획관실에서 그것을 알아보러 다녔는지 안 다녔는지 거기에 대해서 제가 아무런 지금 사전 지식이 없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의원 (2012년 8월 27일) : 아니, 그러니까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실질적으론 '우병우 사단' 솎아내기일 거란 해석이 나오는데요. 앞서 정수봉 전 범정기획관은 서울고검으로 좌천됐습니다. 청와대 행정관 근무 당시 우병우 전 수석의 지시로 '삼성 경영권 승계’ 문건'을 작성했다고 밝힌 이모 검사도 범정 소속입니다.

검찰이 정치권과의 단절을 위해선 과도한 파견 검사 수를 줄여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지난달 기준 법무부가 감사원, 국정원, 금융위 등에 파견 보낸 검사는 66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법률 자문이나 수사의뢰는 검사가 아니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문 총장은 물론 박상기 법무장관도 검사 파견이 제한적으로 이뤄져야한다는 입장인 만큼 파견 검사 규모도 대폭 축소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정치검찰 책임 물은 대통령, 검찰 인적쇄신 임박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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