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일, 규제 한 달 만에 수출 1건 허가…의도된 명분쌓기?

입력 2019-08-08 18:42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를 비롯한 수출 규제를 실시한 지 한달여 만에 관련 허가를 1건 내줬습니다.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고, 특히 경제보복이 아니라는 명분을 쌓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는데요. 문 대통령은 "일본이 이율배반적 조치는 결국 승자없는 게임이 될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오늘(8일) 신 반장 발제에서 수출규제 관련 속보 내용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일본 수출규제를 비롯한 현 경제상황 점검하고,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의견을 듣는 자리였습니다. 이제민 자문회의 부위원장은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 이면에 "한·일 간 수직 분업 체제로 돌아가려는 의도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제민/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 (한국은) 개도국 중에서 선진국으로 변신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된 데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가 일부 도움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당시 일본 당국자는 한·일 간의 수직 분업체제를 만들고 그것을 지속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그 후에 많은 분야에서 일본을
따라잡고 추월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아베의 일본은 바로 그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되돌리려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일본이야 말로 자유무역 질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나라이자, 필요할 때는 자유 무역주의를 적극 주장해온 나라"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조치는 "매우 이율배반적"이고, 결국 일본을 포함해 '승자없는 게임'이 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 일본이 이 사태를 어디까지 끌고 갈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합니다. 설령 이익이 있다 해도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결국은 일본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입니다.]

또 끝까지 '보복'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에 재차 일침을 가했습니다. "한국의 전략물자 관리가 미비해서다"고 그때그때 말을 바꿨지만, "국제기관들은 한국이 일본보다 훨씬 더 엄격하게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반문했습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 그러니 (일본 정부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변명을 어떻게 바꾸든, 일본의 조치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경제보복입니다. 이는 다른 주권국가 사법부의 판결을 경제문제와 연결시킨 것으로서, 민주주의 대원칙인 '삼권분립'에도 위배되는 행위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지난달 수출 규제를 도입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가운데 1건에 대해서 수출 허가를 냈습니다. EUV 감광액, 그러니까포토레지스트인데요. 규제 대상 중 국산 대체가 가장 어려운 소재로 꼽혀 왔습니다. 규제 도입 이후 35일 만에 첫 번째 허가가 나온 것입니다.

결과만 놓고보면, 좀 숨통이 트이는가 싶지만 일본 정부의 설명을 듣자하면 숨은 의도가 분명히 드러납니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개별 허가 건에 대해서 대외적으로 공표하지 않아왔지만, 한국 정부가 '금수 조치'라는 부당한 비판을 하고 있어 예외적으로 발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세코 히로시게/일본 경제산업상 : 우리는 엄정한 심사를 거쳐 안보상 우려가 없는 거래임을 확인한 첫 번째 안건에 대해 수출 허가를 부여했습니다. 이번 (승인)은 우리의 조치(새로운 수출 규제)가 금수조치나 일본 정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수출 규정에 따라 자재에 대한 허가를 내주기 위해 엄격한 평가 절차를 밟을 뿐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단 한건의 허가일 뿐, 수출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졌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어제 발표한 시행세칙에 추가 품목을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전략물자가 아니어도 일본 정부가 찍으면 개별허가로 바꿀 수 있는 이른바 '캐치올 규제'도 적용됩니다. 오히려 대상이 특정되지 않아서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더 커졌고요. 일종의 교란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 밤길이 두려운 것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제의 가장 큰 부담은 불확실성입니다. 업계가 느끼는 불확실성과 그에 따르는 불안을 최소화하도록 정부는 업계와 부단히 소통하면서 모든 관심사를 최대한 설명해 드릴 것입니다.]

일본 최대의 예술제라고 하죠.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는 소녀상이 사라졌지만, '내가 소녀상이다'를 외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습니다. 빈 의자를 나란히 둔 채, 손을 가지런히 모아 앉은 모습. 평화의 소녀상, 표현의 부자유, 위안부 등의 해시태그가 세계 각국 언어로 달렸습니다. 일본의 전시 중단조치로 소녀상은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새로운 상징이 됐습니다.

[김서경/'평화의 소녀상' 작가 (JTBC '뉴스룸'/어제) : '동참하는 예술인들이 이렇게 많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감격스럽죠. 연대 행동은 정말 역사를 바꿀 수 있으니까.]

역사를 바꾸는 움직임. 양심있는 일본인들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 중단 훨씬 전부터 시작된 용기있는 움직임인데요. 일본의 한 시민단체 '도카이 행동'이 올해 초부터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확산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가로세로 13cm, 손가락 한뼘 크기의 미니어쳐 소녀상을 의미있는 장소, 혹은 일상속 한 가운데 놓고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것입니다. 8개월 간 120여 장의 사진이 모였고요. 이 단체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분위기인 일본 사회에서 사진을 찎어 공개하는 용기를 낸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소녀상 철거 안하면, 휘발유 통을 갖고 전시를 방해하겠다" 협박문을 보낸 50대 남성이 일본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문제의 팩스가 아이치현의 한 편의점에서 보내졌다는 점을 확인한 뒤에 CCTV 조사를 벌였고요. 결국 59살 회사원 홋타 슈지를 용의자로 체포했습니다. 경잘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고 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일본, 한 달 만에 반도체 소재 1건 수출허가…의도된 명분 쌓기? > 입니다.

(화면출처 : 캠페인 블로그)

관련기사

일 언론 "한국기업에 반도체 소재 수출 1건 허가" 일본, 추가 규제 품목은 안 밝혀…'표적' 숨긴 도발 수출규제 언제든 무엇이든…'불확실성 공포' 노린 일본 "소녀상 전시 중지결정" 항의 잇따라…실행위원장에 해명 요구 "내가 소녀상이다"…소셜미디어에 '국제 연대' 확산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