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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실무진 "'합병' 때 삼성바이오 가치 억지로 부풀려"

입력 2018-05-07 20:43 수정 2018-05-07 21:14

당시 합병 보고서 작성했던 실무진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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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합병 보고서 작성했던 실무진 진술

[앵커]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가치 부풀리기 의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때부터 제기돼 왔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올려 이를 보유한 제일모직과, 그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이끌었다는 의혹입니다. 당시 합병 보고서를 작성했던 국민연금 실무진들도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억지로 부풀렸다고 특검에 진술했습니다.

김지아 기자입니다.

 

[기자]

2015년 삼성물산과 합병을 앞둔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46.3%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최대 주주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올라갈수록 삼성물산과의 합병에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해지는 셈입니다.

당시 국민연금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낙관적으로 전망한 보고서까지 내며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년 연속 적자를 봤지만, 그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의 미래 가치가 높다고 본 겁니다.

그런데 보고서를 작성했던 국민연금 실무진들은 특검 조사에서 윗선 지시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억지로 부풀렸다고 진술했습니다.

바이오로직스 가치 평가를 맡았던 국민연금 리서치팀 이모 씨는 특검 조사에서 "당시 팀장이 바이오에피스는 판매약은 없지만 개발될 의약품이 많아 나중에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며 "숫자를 이쁘게 만들어봐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또다른 실무진 유모 씨도 특검에서 "삼성 측에서 제시한 합병 비율에 맞추기 위한 작업을 수행한 셈이었다"며 당시 연구가 객관적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연금은 보고서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승인했고, 그 해 말 삼성은 회계기준을 바꿔 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장부가 3300억 원에서 4조 8000억 원으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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