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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시선] 따루 "핀란드의 '한일전'은 스웨덴과 싸울 때"

입력 2014-02-12 13:00 수정 2014-02-12 16:41

따루 "한국의 '금메달 중독' 문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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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루 "한국의 '금메달 중독' 문제 있어"

-세계적 수준 한국…‘동물복지 인식’ 아직 문제
-핀란드 교육은 1명의 낙오자도 없게 하는 것
-한국의 ‘자유 학기제’ 도입…관심 깊게 지켜봐

■방송 : JTBC 정관용 라이브 (11:40-12:55)
■진행 : 정관용 교수
■출연진 : 따루 살미넨 방송인

◇정관용-매주 수요일마다 만나는 코너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이모저모 현상들을 색다른 시선으로 분석해 봅니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다운 매력을 뽐내는 핀란드 여성 따루 살미넨 씨 어서 오십시오.

◆따루-안녕하세요.


◇정관용-이상화 선수 500m 경기 어젯밤에 하는 거 봤습니까?

◆따루-봤어요. 저는 심장이 얼마나 뛰는지 몰랐어요. 빨리빨리 가야 하는데 1등 해야 돼, 1등 해야 돼. 정말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 거 보면 사실 제가 핀란드 사람이잖아요. 핀란드 선수를 응원해야 하는데 한국 선수도 똑같이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정관용-핀란드 선수도 500m에 출전했나요?

◆따루-500m는 모르겠는데 그 전날 남자들의 500m 있었잖아요. 그때 핀란드 선수들이 있었어요. 조금 못했습니다.

◇정관용-아직 메달은 못 땄군요?

◆따루-메달 하나 땄는데 스피드 말고 스노보드 중에 뭐였더라, 스노우 슬로프인가 뛰고 하는 이런 거 있어요. 그래서 거기 여자 선수가 2등을 은메달을 땄습니다.

◇정관용-따루 씨는 그러니까, 동계올림픽 중계를 볼 때 핀란드 선수부터 찾아요, 한국 선수부터 찾아요?

◆따루-한국 선수부터요. 왜냐하면, 한국 선수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한국 선수들은 핀란드 선수보다 잘하기 때문이에요. 물론 어떤 건 핀란드한테 사실 제일 중요한 항목은 아이스하키예요. 굉장히 잘하기 때문에 아이스하키가 시작되면 저는 응원하는데요. 요즘 사실 한국이 핀란드보다 더 잘하는 것 같아요.

◇정관용-아이스하키도요?

◆따루-아이스하키 말고요. 다른 종목은 그런 것 같고 핀란드는 전통적인 크로스 컨트리스키 그런 거에 굉장히 목숨 걸고 그러는데요. 이번에 결승전까지도 못 가서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올림픽을 보면서 정말 한국인은 핀란드 나라와 비슷하구나 그런 걸 느꼈어요. 왜냐하면, 둘 다 작은 나라들이잖아요. 사실 한국은 제가 볼 때는 큰 나라예요. 5000만 명에다가 경제규모도 어마어마한 나라기는 하지만.

◇정관용-핀란드는 인구가?

◆따루-핀란드는 550만이에요.

◇정관용-그러니까 우리가 거의 10배인데 둘 다 작은 나라라고 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니에요?

◆따루-제가 말하는 건 한국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 나라가 작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항상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서 살다 보니까 그런 눈치 보고 더 강한 놈들이 뭐 하고 있나 계속 보고 그런 건 굉장히 강한 것 같습니다. 그것 때문에 스포츠가 굉장히 나라 이미지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정관용-국민을 똘똘 뭉치게 하고. 핀란드도 그래요?

◆따루-똑같죠. 온 국민이 다 같이 함께 하나가 되고 그리고 또 이제 핀란드를 외국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특히 옛날에는 옛날에 러시아로부터 95년 전에 독립하고 소련에 있었을 때 굉장히 소련이 우리를 침략하려고 전쟁을 벌이기도 하고 굉장히 좀 무서웠거든요. 그때는 저희가 너무너무 힘없는 나라였는데 스포츠를 굉장히 잘했어요, 그 당시에는. 그때 아직 아프리카 선수들이 많이 출전 안 했고요. 그래서 1등 해서 나라에 이미지랑 저희 자존심을 조금 세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관용-맞아요. 특히 80년대 이럴 때는 대단했죠. 아시안게임, 올림픽 이런 거 유치시켜서 체육으로 스포츠로 온 국민을 하나 되게 만든다. 그것 약간 군사정권의 의도적인 것도 들어 있기는 했습니다마는 국민들이 거기에 호응했다는 점은 중요한 거예요.

◆따루-맞아요. 그리고 거기에 똑같은 게 뭐가 있냐 하면 한국은 한일전이 터지면 전쟁이잖아요. 핀란드도 그런 나라가 있습니다. 스웨덴입니다.

◇정관용-스웨덴?

◆따루-저희는 옛날에 스웨덴 식민지였거든요. 500년 동안. 그래서 러시아 식민지도 했지만 조금 더 경쟁 상대거든요. 그 때문에 얼마 전에 아이스하키 주니언 그런 챔피언십을 했거든요. 그때 스웨덴에서 개최했는데 결승전에서 핀란드가 스웨덴을 이겼어요. 정말 난리가 났어요. 사람들이 다 이렇게 광장으로 나가서 막 이렇게 노래 부르고. 왜냐하면 스웨덴에서 스웨덴을 이겼다는 건 정말 꿀이거든요. 꿀맛이에요.

◇정관용-한일 축구에서 우리가 이긴 거랑 거의 비슷한?

◆따루-비슷한 거죠. 그래서 한일전을 굉장히 좋아해요. 한국을 열심히 응원합니다.

◇정관용-스포츠를 통해 작은 나라가 국민 통합하고 하나가 된다. 그리고 집단으로 응원하는 문화 있잖아요. 우리 왜 2002 월드컵 때부터 심지어는 술집에 모여서도 하지만 큰 광장에 모여서 하기도 하고. 핀란드도 그런 응원문화가 있습니까?

◆따루-있기는 있는데요. 일단 인구도 조금 작기 때문에 한국만큼은 못해요. 2002년의 열풍만큼은 제가 볼 때는 한국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저는 봅니다. 그래도 거기도 맥줏집이나 호프집 같은 데 가서 아이스하키나 축구경기를 같이 보기도 하지만. 그런데 사실은 스포츠를 관람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사실 일상생활에서 운동이라는 것을 굉장히 중요해요. 그러니까 핀란드에서는 예를 들면 스포츠 컵이라고 해서 그냥 학부모나 일반 회원들이 봉사 활동 식으로 운영하는 그런 스포츠클럽들이 있어요.

◇정관용-어떤 종목을 하는 거예요?

◆따루-거기는 보통 육상경기하고 수영하기도 하고 스키하고 축구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래서 핀란드 청소년들의 42% 정도가 그 스포츠 클럽에서 활동하고요. 그래서 굉장히 좀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는 것.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정관용-생활체육으로 정착되어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군요.

◆따루-그렇죠. 그렇기는 하지만 요즘은 비만 문제도 있고요. 안 움직이는 청소년들도 많습니다. 컴퓨터 게임도 있고 핸드폰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랑 비슷한 문제도 있지만 그런 전통이 굉장히 오래됐다는 말씀입니다.

◇정관용-따루 씨는 어떤 스포츠를 잘합니까? 스스로 하는 건?

◆따루-저는 잘하는 건 춤추는 거 잘해요. 저는 살사라는 춤을 오래 했거든요. 강사도 했고, 취미로. 그런데 사실 저는 잘하는 건 아니고 좋아합니다. 춤도 좋아하고 그다음에 필라테스라는 운동도 많이 하고요.

◇정관용-그러니까 청소년을 위해서 성인들, 학부모들이 자원봉사 형식으로 스포츠클럽을 만든다 그래서 청소년들 데려가 가르치기도 하고 이렇게 한다. 그게 저변 확대가 되어 있다?

◆따루-맞습니다. 학부모뿐만 아니라 그 마을이나 동네 사람들 같이 운영하는 그런 개념입니다.

◇정관용-우리는 생활체육이 지금 조금씩 번져가고 있기는 합니다마는 아직 좀 부족하고 오히려 너무 엘리트 체육이라고 그러고 또 국가대항전에서 메달 숫자 이런 데만 너무 집착한다, 이런 비판이 우리 내부에서도 있거든요. 핀란드는 그런 건 약합니까, 우리보다는?

◆따루-여기보다는 약한 것 같아요. 제가 사실 조금 놀란 건 한국 친구들하고 같이 올림픽을 보다 보면 제가 동메달 딸 것 같다고 하면, 동메달 중요하지 않다고 금, 금메달이 중요하다고. 핀란드는 작고 메달도 많이 안 따기 때문에 동메달 하나도 정말 소중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느끼기도 하고 다른 얘기기는 하지만 핀란드에서 운동선수들 있잖아요.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운동만 하지 않고 자기 의사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전문 엔지니어일 수도 있고요. 직업이 따로 있어요. 그래서 끝나고 나서 자기 길을 찾을 수 있는데 제가 듣기로는 주위에도 사실 운동하시는 분들이 좀 계세요. 그래서 운동에만 몰입하다 보니까 1등 하면 좋겠죠. 그러면 연금이 계속 100만 원씩 나오니까. 그런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에는 사실 나중에 사회에 자기 자리를 찾는 게 힘들 수 있다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정관용-학교 다니면서 스포츠선수로 활약하는 선수들 공부 다 하면서 하죠, 핀란드?

◆따루-그럼요.

◇정관용-그런 걸 배워야 돼요. 우리는 사실 중고등학교 이럴 때 체육선수 하면 거의 학업 포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따루-그리고 제 친구도 대학교 다녔을 때 한양대를 다녔대요. 그런데 영어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그래도 교수님들 대충 봐줬대요. 운동을 해야 되기 때문에. 지금은 자기 좀 공부 좀 잘할 걸. 생각한다고 하더라고요.

◇정관용-핀란드로부터 우리가 한 가지 배울 건 너무 엘리트 위주의 스포츠 또 메달 수에만 집착하지 말자. 생활체육으로 저변 확대에 더 신경 쓰자. 이런 말씀 좋습니다.

◆따루-그리고 한국 파이팅입니다.

◇정관용-그래도 메달 따면 좋은 건 어쩔 수 없어요. 두 번째 같이 이야기 나눌 주제. 먼저 따루 씨가 대단한 애호가라고 들었습니다?

◆따루-맞아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정관용-보도가 많이 나왔잖아요. 심지어 물고기 우럭을 키웠어요?

◆따루-네. 우리 뚜루를 아시네요.

◇정관용-이름도 있어요?

◆따루-이름이 뚜루에요.

◇정관용-뚜루?

◆따루 -지금은 죽었어요. 안타깝게 죽었는데 제가 10개월 동안 가게에서 수족관이 있거든요. 그 안에 원래 횟감들이 들어오는데 그런데 그중에 한 마리가 자연산 우럭이었어요. 완전 은빛 막 빛나고.

◇정관용-멋있게 생겼어요?

◆따루-멋있게 생겼고 그리고 활기찼어요. 막 화다닥 왔다 갔다하고 그리고 그래서 한번 아이 컨텍트도 하는 것 같으니까 한 번 먹이를 줬어요. 연어 회를 한 조각 줬어요. 그래서 후룩 이렇게 먹었어요. 그래서 예뻐서 우리 한번 이거 죽이지 말고 먹지 말고 한번 키워보자 그래서 키우게 됐습니다. 그래서 한 10개월 동안 키우다가 그다음에 안타깝게도 다른 물고기한테 귀를 맞아서 여기 아가미 쪽에 상처가 났습니다. 그런데 제가 물고기 키우는 게 처음이라 물고기들이 상처에 그렇게 약한지 몰랐어요. 좀 빨리 죽더라고요.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정관용-그뿐 아니라 다른 애완동물도 키우고 계세요?

◆따루-지금 제가 고양이를 키웁니다. 길고양이 키워요. 길고양이 가족이 5마리인데요. 엄마랑 새끼 4마리예요. 엄마 중성화 수술 시키고 아이들도 조금 크면 중성화 수술 시키고 키울 생각입니다.

◇정관용-동물애호가라는 것을 말씀드린 이유는 최근에 우리나라 조류 인플루엔자 대규모로 살처분이라고 하는 것 있잖아요.

◆따루-맞습니다.

◇정관용-뉴스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어요?

◆따루 살미넨-저는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금 280만 마리였나요?

◇정관용-더 늘어날 것 같다네요.

◆따루-그렇게 닭하고 오리들을 살처분해서 했다고 하는데 제가 그래서 뉴스들을 보니까 본 게 뭐냐 하면 한국에서는 일단은 발견되면 인플루엔자가 발견이 되면 무조건 3km 안에.

◇정관용-다 그냥 살처분입니다.

◆따루-무조건 팍, 이렇게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해 봤죠. 우리나라는 어떨까. 유럽은 어떨까.

◇정관용-핀란드는 이런 게 퍼졌던 적 없습니까?

◆따루 살미넨-없어요. 핀란드는 아직 위험한 조류독감 있잖아요. 그런 건 없는데 유럽에는 사실 많거든요. 네덜란드도 그렇고 영국도 그렇고. 그런데 제가 보니까 거기도 3km. 그건 하는데 그 3km 안에는 어떻게 하냐 하면 거기는 소독 열심히 하고 이동제한 그런 것부터 합니다. 물론 병에 걸린 닭들을 다 살처분을 합니다마는.

◇정관용-발병한 곳은 살처분 하는데.

◆따루 살미넨-하는데 근처 3km 레인지 안에 있는 것들을 먼저 이동제한부터 하고 그 작업을 하고 무조건 이렇게 묻지마 살처분을 하지는 않는다고 그렇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은 왜 이렇게, 물론 한국은 원래 빨리 빨리가 있잖아요. 그래서 빨리 빨리가 안 좋을 때도 있습니다.

◇정관용-그래요. 예방적 살처분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국내 전문가 사이에서 많이 나오니까 유럽의 사례를 좀 봐야 될 것 같은데 방금 유럽을 좀 자랑하셨는데.

◆따루 살미넨-자랑이라기보다는.

◇정관용-유럽도 좀 조롱받을 일이 하나 있습니다, 최근에. 덴마크의 동물원 사태 아시죠?

◆따루 살미넨-압니다.

◇정관용-기린을 아이들까지 보는 앞에서 토막을 내서.

◆따루 살미넨-맞아요. 그걸 교육이라고 하더라고요.

◇정관용-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따루 살미넨-그러니까요. 저도 그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도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차라리 사실 그 기린을 키워주겠다고 하는 동물원도 있었고 어떤 개인도 어마어마한 돈을 주겠다고 하면서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래도 죽였다는 건, 저는 마음이 아팠어요. 그런데 핀란드도 사실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거기 동물원에 원숭이 가족이 있었어요. 13 마리가 있었는데, 그런데 원숭이 집이 너무 오래돼서 리모델링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리모델링 하는 동안 원숭이들을 어떻게 할 수 없는 방법이 없었죠.

◇정관용-옮길 데가 없었다?

◆따루 살미넨-그래서 어쩔 수 없다, 죽여야 된다 했는데 난리가 난 거예요. 서명운동하고 이런 거 하지 말자. 국제적으로 퍼진 다음에 결국 네덜란드에 있는 다른 동물원으로 입양 갔습니다. 그래서 이런 방법도 알아봐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말씀 중에 죄송하지만 아까 살처분 얘기를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사실 그것보다 잔인한 건 뭐냐 하면 생매장한다는 거예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법에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되어 있는데 그렇게 한다고 하니까 저는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왜냐하면 법을 만드는 나라에서 그거 안 지키면 어떻게 합니까? 그래서 제가 항상 생각하는 거 사실 한국이라는 나라는 굉장히 잘 살고 있잖아요. 전반적으로 봤을 때. 물론 어려운 사람도 많지만요. 그다음에 경제금융도 어마어마하고. 그다음에 여러 가지 국제회의를 굉장히 많이 개최하는 나라잖아요. 그런데 이럴 때는 사실 동물에 대한 약간 그런 인식이라고 할까요? 조금 더 전국적으로 많이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절대 생매장하면 안 되는 거예요. 죽이기는 죽이되 그래도 인도적으로 최대한 인도적으로 하는 그런 방법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물론 덴마크에 있는 동물원도 그렇고요.

◇정관용-마지막, 우리 따루 씨의 눈을 통해 쳐다봐야 할 문제. 우리의 교육 문제. 핀란드는 교육 선진국 아니겠습니까? 교육 문제 이야기를 나눠볼까 싶은데. 핀란드도 교육열은 대단하죠?

◆따루 살미넨-대단합니다. 한국하고 핀란드하고 공통점 중의 하나가 뭐냐 하면 천연자원이 별로 없는 나라들이에요. 핀란드는 나무가 있지만 요즘 임업으로 먹고 살기가 어렵게 됐고요. 그것 때문에 사람, 여기, 머리밖에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인재를 키워야 되는 그런 나라들이잖아요. 그것 때문에 교육의 열광하기도 하고요. 또 국가 차원에서 투자를 많이 하기도 합니다마는 차이점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정관용-그래요. 가장 큰 차이점이 뭡니까? 한국 교육을 보면서 깜짝 놀랐던 건 뭐예요?

◆따루 살미넨-한 마디로 그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는데 공부를 하는 목적은 시험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 같아요. 또 구체적으로 말씀하자면 수능을 위해서 공부하는 거고 좋은 대학교를 위해서 공부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핀란드에서 거기도 똑같이 수능시험이 있어요. 대학교를 들어가야 되는데 그래도 공부를 할 때 내가 좋은 대학교 들어가야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정말 인생에서 앞으로 필요한 스킬이 무엇인지 그리고 또 학생마다 잘하는 것 있고 못하는 거 있잖아요. 그래서 학생 한명 한명의 그런 능력을 최대한 좀 이렇게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교사들이 늘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관용-못하는 뒤쳐진 학생들도 어떻게들 끌어올리려고 하는 노력.

◆따루 살미넨-맞아요. 핀란드 교육이라는 것은 한 명의 낙오자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교육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예 안 생기는 건 아니에요. 아닌데 목적이 그런 거죠. 그리고 경쟁의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여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시험을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 같은데 사회 자체가 너무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까 부모님들 자기 아이를 열심히 공부시키지 않으면 옆집 아이가 더 잘되고 자기 아이가 뒤쳐질까 봐 걱정을 하는 것. 그것도 당연히 부모의 마음이잖아요. 그런데 핀란드는 문화가 달라서요.

◇정관용-어떻게 달라요, 그 점에서?

◆따루 살미넨-그 점에서 일단은 거기는 성공의 폭이라는 것은 한국보다 넓어요. 한국은 좋은 대학교 나와서 대기업에 취직하는 거 사실 제가 볼 때는 이상적인 경우라고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런데 핀란드에서는 자기 길을, 자기 진로를 찾아서 뭐가 됐든 간에 열심히 하면 인정을 받을 수 있거든요.

◇정관용-그러니까 성공과 행복의 가치관이 핀란드는 넓고 우리는 좁은 통로 하나고. 그 차이군요.

◆따루 살미넨-맞아요. 그런데 한국도 바뀌고 있어요.

◇정관용-조금씩 바뀌고 있어요.

◆따루 살미넨-그러면 지금 요즘 20살짜리 친구 보면 생각이 달라요. 제 또래들만 보면 저는 38살 뱀띠거든요. 제 나이 또래 친구들을 보면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자기 길을 열심히 찾으려고 노력을 하지만 그래도 어려움을 당연히 겪게 되죠. 부모님들도 반대를 하시고. 그리고 친구들도 부모의 의견을 무시할 수 있고. 그런 것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정관용-사회 분위기가 문제고 말씀하신 것처럼 20대나 젊은 층에서는 가치관, 성공과 행복의 척도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인데 그런데 그런 청소년들을 제대로 교육시켜낼 공교육기관이 지금 제대로 아직 성숙이 안 됐다는 거예요. 바로 그런 다양한 가치관을 가지려고 하는 학생들을 데려다 그냥 시험공부 위주의 공부만 시키는 이런 학교가 문제 아닐까요.

◆따루 살미넨-맞아요. 그런데 자율학기제라고 들어보셨죠? 그거 이제 2010년부터 전면 시행된다고 하는데.

◇정관용-그것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따루 살미넨-저도 관심 있게 보고 있거든요.

◇정관용-핀란드에도 혹시 선행학습 이런 거 있습니까?

◆따루 살미넨-없어요. 그거 사실 한국에 와서 놀랐던 게 학원을 다닌다는 거예요, 그전에도 얘기를 들었어요. 밤까지 공부한다는 거. 그냥 그런가보다. 그런데 뭘 공부하냐고 물어봤더니 지금 오늘 공부한 거 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선행학습. 그 다음 학년에 공부할 것을 미리 공부하는 거예요. 저는 왜? 그거 왜 중요한 거야? 그러니까 굉장히 한국 사람들이 머리 좋은 건 알고 있지만 굉장히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정관용-핀란드 학생들은 학원 안 합니까?

◆따루 살미넨-거기는 학원이라는 게 아예 없고요. 나중에 대학교 진학할 때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학과들 있잖아요. 의대나 경영대나 법대 거기는 2, 3달 짜리 학원은 있어요. 그 외에는 없고요. 거기 보통 우리 엄마가 저희 학교 선생님이시거든요.

◇정관용-그럼 학교 끝나면 아이들은 뭐해요?

◆따루 살미넨-일단은 방과 후 활동을 많이 하는 경우가 있죠.

◇정관용-학교 안에서?

◆따루 살미넨-네, 핀란드는 거의 다 맞벌이 부부라고 보시면 되거든요. 4시까지는 그렇게 하고요. 학교는 한 1시나 2시면 끝나요, 초등학교는. 그다음에 숙제하고 좀 놀다가 엄마나 아빠가 와가지고 집에 가서 밥 먹고 노는 거예요. 그러니까 거기는 노는 게 아이들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건 유치원 때도 그렇게 생각해요.

◇정관용-중학교, 고등학교 가도 그렇습니까?

◆따루 살미넨-물론 고등학교 때는 제가 생각을 하면 고등학교 때 압박감을 느꼈어요. 왜냐하면 저희도 국가시험이 있기 때문에 선생님들 맨날 3년 뒤면 시험 있다. 열심히 공부해라. 그렇게 했는데 우리 엄마가 항상 저한테 뭘 말씀하셨냐 하면 아, 일단 네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좋다 이거야. 그런데 제가 그때를 몰랐어요, 뭘 하고 싶은데. 엄마가 그렇게 했어요. 그렇다면 어디든 갈 수 있게 그 정도는 공부를 해 놔라. 그거 제가 볼 때는 정말 좋은 말씀이셨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너무 관심이 없어서 공부를 안 해 버려도 어려움이 있으니까 어느 정도 공부를 해 놓으면 더 많은 문이 열려 있기 때문에 그렇게 저는 공부를 했습니다.

◇정관용-그렇게 노는 게 아이들의 일이다라고 하는 문화. 그런 문화가 있는 나라인 핀란드도 전세계 아이들 학업성취도 평가를 해 보면 핀란드가 항상 1등이잖아요.

◆따루 살미넨-그런데 이번에는 떨어졌어요. 아직도 OECD 1등, 2등. 1, 2등 했어요. 이번에. 그래서 핀란드에서 지금 우리 지금 빨리 어떻게 해야 된다. 우리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왜 이렇게 떨어졌을까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우리 엄마 생각은 핸드폰 때문에 그렇대요. 모바일게임. 왜냐하면 10년 전에는 1등이었거든요. 그 당시에는 요즘 정도로 이렇지는 않았거든요. 우리 엄마는 선생님을 하신 지 40년 되셨거든요. 그거 굉장히 큰 차이가 났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핀란드의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정관용-핀란드라고 해서 무조건 항상 잘하는 줄 알았더니 핀란드도 핸드폰 문화와 같은 새로운 세태에는 흔들리는구나. 이런 걸 제가 봅니다마는 아무튼 교육에 대한 기본 관점부터가 우리와 핀란드와 큰 관점이 있구나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색다른 시선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에 또 봬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따루 살미넨-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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