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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움' 알린 고 박선욱 간호사…1년 만에 '산재' 인정

입력 2019-03-07 21:38 수정 2019-03-07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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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간호사 특유의 집단적인 괴롭힘을 뜻한다고 하지요. 이 '태움'은 고 박선욱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박 간호사의 죽음은 1년여 만에 산업 재해로 인정받았습니다.

류정화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2월 설 연휴 첫날 박선욱 간호사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휴대전화 메모장에 남긴 유서에는 업무 압박감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그마저도 끝맺지 못한 채였습니다. 

가족들은 선배 간호사들의 가혹한 교육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김윤주/고 박선욱 간호사 이모 : 잘 웃고, 잘 까불고, 먹는거 그렇게 좋아하고 하던 아이가 13kg이 빠지도록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살았었는데…]

병원은 우울하고 예민한 개인 성격 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괴로움을 겪었던 동료들은 추모집회를 열고 간호사 특유의 '태움' 문화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1년여 만에 박 간호사의 죽음을 산업 재해로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판정서에 따르면 판정위원회는 박 간호사가 직장 내 적절한 교육체계나 지원 없이 과중한 업무를 수행했다고 봤습니다.

이 때문에 피로가 쌓이고 우울감이 늘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가족들은 산재 승인이 박 간호사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김윤주/고 박선욱 간호사 이모 : 병원의 업무재해로 인해서 사망했다라는 게 인정이 돼야 되고 우리 선욱이 같은 제2,제3의 선욱이가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직도 태움 문화가 여전하다고 합니다.

[간호사 A씨 : 저거 확인했어? 이거 확인했어? 모든 것들을 캐물어 보면서 제가 대답을 조금만 못하면 너 이거 공부해와. 매일매일 그 사람과 출근해서 일을 하는 게 지옥처럼…]

간호사들은 인력 부족과 같은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병원 내 괴롭힘은 사라질 수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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