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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나눕니다" 문 닫은 상점…슬픔에 잠긴 제천 성탄절

입력 2017-12-25 15:12

성탄절 참사 스포츠센터 매케한 냄새에 잿가루만 날려

합동분향소 추모객 발길…"미안해요" 넋 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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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참사 스포츠센터 매케한 냄새에 잿가루만 날려

합동분향소 추모객 발길…"미안해요" 넋 기려

"아픔 나눕니다" 문 닫은 상점…슬픔에 잠긴 제천 성탄절
29명이 희생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현장은 25일 건물 외벽에서 부스러져나온 검은 잿가루가 하얀 눈송이 대신 성탄절 거리에 흩날렸다.

여느 해 같았으면 캐럴을 틀고 손님맞이에 나섰을 주변 상점은 '아픔을 나누고자 영업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내걸고 문을 잠갔다.

행인의 발길조차 끊긴 화재 현장 주변 골목은 참사 닷새째 접어든 이날까지 메케한 그을음 냄새만 가득했다.

사고 현장을 지키는 경찰도 가슴에 검은색 근조 리본이 매달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제천실내체육관은 성탄절 나들이 대신 가족의 손을 잡고 찾아오는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다.

다리 힘이 풀려버려 서로 부둥켜안은 중년 여성, 눈가에 맺힌 눈물방울을 조심스레 쓸어내리는 노인의 모습에서는 당사자 가족보다 아파할 수 없다는 마음이 묻어나왔다.

국화 송이를 손에 들고 아빠 품에 안긴 어린이, 놀이동산 대신 분향소를 찾은 초등학생의 표정에서는 숙연함이 배어 나왔다.

시민들은 체육관 입구에 마련된 화이트보드 게시판에 추모글을 남기며 마음으로 못다 한 이야기를 희생자에게 전했다.

11살 두 쌍둥이 딸을 데리고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 김광열(55)씨는 "분향소가 마련된 첫날에도 찾아왔었다"며 "차마 오늘 같은 날 달리 갈 곳이 없어서 아이들과 함께 다시 왔다"고 말했다.

출근길에 분향소를 들른 이중희(53·여)씨는 "늦게 찾아와서 죄송하다"며 "돌아가신 분들 모두 부디 아픔 없는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합동분향소에는 4천여명의 추모객이 찾아 희생자를 애도했다.

여야 대표 등 정치인과 자치단체장 등 각계 인사의 추모행렬도 이어졌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세월호 참사를 경험했던 제종길 안산시장 등이 이른 오전부터 분향소를 찾아 분향·헌화하고 참배객을 맞이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30분 간격을 두고 분향소를 방문해 희생자 명복을 빌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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