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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플러스] 번호 가리고 불법주차…얌체 발레파킹

입력 2014-03-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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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식당 같은 곳에 가면 대신 주차해주는 발레파킹, 많이 맡기실 텐데요. 손님들의 차 번호판을 가리고 대로변에 불법 주차한 업체들이 적발됐습니다. 손님들은 자신의 차가 길에 그냥 세워져있는지 알리 없고, 불법주차로 교통체증에, 안전에도 위협이 되고 있는데요.

백종훈 기자의 보도 먼저 보시고 자세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기자]

서울 한남동의 커피전문점 앞 CCTV 화면입니다.

고객이 탄 차가 멈추자 직원 1명이 운전대를 잡고 다른 직원이 차 번호판을 나무 푯말로 가립니다.

주차단속 CCTV에 찍히지 않게 가리는 겁니다.

고객이 차로 돌아오자 직원은 나무 푯말을 치웁니다.

이 커피전문점의 대리주차업체 대표 장 모 씨는 3년 넘게 대로변에 차를 세워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일부 불법 대리주차 업체들은 이렇게 나무푯말 등으로 고객의 차 번호판을 가리는 식으로 단속을 피했습니다.

현장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고객의 차를 잠시 대로변에 세워뒀다 취재진의 카메라를 보고 황급히 차를 뺍니다.

[신태휴/서울 한남동 주변 상인 : 낮에 (불법주차가) 심해요. 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까지 말이에요.]

[김해석/서울 용산경찰서 교통범죄팀장 : 저희가 직접 현장에 나가서 증거를 잡고 엄중하게 단속을 하겠습니다.]

경찰은 대로변의 불법주차가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된다며 지속적인 단속 방침을 밝혔습니다.

[앵커]

불법 발레파킹 현장을 취재한 백종훈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백 기자, 불법 발레파킹 업체 사람들은 저런 행위에 대해 뭐라고 얘기를 하던가요?

[기자]

일단 교통체증을 유발하거나 사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았습니다.

벌금도 물 것을 다 물었다고 했는데요.

취재진에게 이제 안 그러는데 왜 또 카메라를 들이대느냐며 취재에 불편하다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또 현장엔 주차 차량의 번호판을 가리는 것은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서울시의 고지문까지 있었는데 "잘 몰랐다"고 잡아 떼기도 했습니다.

주차대행업체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발레파킹업체 관계자/서울 한남동 : (불법 발레파킹) 벌금도 300만 원 가까이 나왔어요. 다시 그럴 일 없어요. 그때는 몰라서 그랬던 거고….]

[앵커]

이럴 경우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것은 차 주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발레파킹을 맡긴 고객이 아무리 "난 제대로 된 주차장에 세워주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도 불법주차 사실이 확인되면 차량주인에 4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서울 성동구의 한 유명 중국음식점 앞을 가봤는데요. 작년 7월에 음식점 사장과 대리주차 업체 대표 등이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곳입니다.

하지만 대로변에 차를 세워두는 불법 발레파킹은 여전했습니다.

[앵커]

앞서 불법주차를 한 주차대행 업체들은 왜 대로변에 계속 차를 대는 건가요?

[기자]

빨리 고객의 차를 대신 주차해줘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 발레파킹이 필요한 것인데요.

앞서 서울 한남동의 유명 커피전문점의 경우 건물 뒤쪽이나 골목에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리가 좀 멀고 직원들의 손이 많이 가니까 점포 앞 대로변에 버젓이 불법주차를 해둔 겁니다.

[앵커]

야간엔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져 위험하다고 보여지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서울 강남에선 야간 불법 발레파킹이 더 기승을 부리는데요.

한 강남의 주차대행 업체는 고객의 차 번호판을 가리고 길에 차를 세워 5년간 19억 원의 이익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차 번호판을 가리고 불법주차를 하는 것은 최고 징역 1년이 내려질 수 있는 범죄 행위입니다.

하지만 주차대행 업체들은 이런 저런 변명으로 일관합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다, 어쩌란 말이냐 이런 식인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발레파킹 대행업체 관계자 : 주차장이 협소하기 때문에 저희가 임의대로 그렇게 (불법주차)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발레파킹 고용 음식점주 : (손님들이) 다 차를 갖고 오기 때문에 주차 어디다 해요 물어보니 그럴때 주차 안돼요 하면 가잖아요.]

전문가들은 소비자들도 불법 발레파킹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철저한 단속도 필요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소비자도 불법을 일삼는 업체에게는 차를 맡기지 않아야 한다는 겁니다.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보시죠.

[박천수/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위원 : 조금 멀더라도 지정된 주차장을 이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불법주차가 보행자·차량의 사고위험을 초래한다는 걸 명심해야….]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선 내 차가 어디 주차되는지 알기 힘든 경우가 있으니깐요, 이런 식으로 대규모 점포를 낼 때는 미리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그렇게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도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백종훈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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