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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시리얼로 끼니 때우며 수시로 '숨 막히는 수술'

입력 2017-12-02 21:09 수정 2017-12-02 22:09

생사의 현장 중증외상센터 '24시간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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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현장 중증외상센터 '24시간 동행'

[앵커]

지난달 북한에서 내려온 병사를 살린 건 중증외상센터 의료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외상센터의 열악한 환경이 알려지면서 국회에서 예산을 늘리는 등 사회적 관심이 모아졌죠. 저희 JTBC 기자가 중증외상센터 의료진들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이 빠릅니다.

[조항주 교수/경기북부권역외상센터장 : 환자 어디 있어요? (방금 왔는데…) 차 대 차 사고? 운전자?]

밤을 샌 이튿 날이지만 환자가 왔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자마자 응급실에 단숨에 도착합니다.

조항주 교수는 경기북부권역의 외상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조 교수의 하루는 회진을 돌면서 시작됩니다.

[조항주 교수/경기북부권역외상센터장 : (얼마나 주무셨어요?) 4시에 환자 와서 한 번 깨고, 6시에 잠들었는데 7시에 환자 와서 또 한 번 깨니까 세 시간 정도?]

5개월 전 트럭을 몰다 교통사고를 당한 박영우 씨가 퇴원을 하루 앞둔 날입니다.

온몸의 뼈가 부러졌지만 바로 수술을 받아 지금은 걸어 다닐 수도 있습니다.

[감기 걸리신 거 아니에요? (목소리가 갈라져요. 아이 이거야 새발의 피지…)]

촌각을 다투는 업무 특성 때문에 점심식사는 언제부터인가 비벼 먹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까 그 환자는 괜찮냐? 헤모글로빈 4.1?]

오후에는 몇 달 전 교통사고를 당한 7살 아이의 수술이 예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방이 다 차 있어 시간은 자꾸 늦어집니다.

[조항주 교수/경기북부권역외상센터장 : (어린 아이라서) 오전에 수술해 주는 게 맞거든요. (왜 지금은 안 되는 거예요?) 우선순위에 밀려서? 외상 전용 수술실이 없어서?]

다행히 수술방이 잡혔습니다.

수술을 앞두고 간단히 배를 채우기 위해 휴게실에 들렀습니다.

[조항주 교수/경기북부권역외상센터장 : 시리얼 말고 뭐 있나요? 라면보다는 이게 나아. 수술이 길어져서 밥을 못 먹으면 때 놓치고 거기다 응급 상황 또 터지고 그러니까…]

갑자기 외상환자 도착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고, 간식은 이내 포기합니다.

[(뭐가 왔어요?) 응, 그니까.]

조 교수는 잠깐 시간이 날 때는 내년 3월 완공될 외상센터를 찾습니다.

[희망을 잃을만 하면 가끔 와서 좀 보고 그러긴 해요.]

[조항주 교수/경기북부권역외상센터장 : 40대 이하 사망 확률 1등이 사고사거든요. 사회에 복귀해 앞으로 굉장히 큰 일을 할 사람들인데 소생실도, 수술실도 그런 사람들 살리려면 분명히 비워놔야 돼요.]

국회에서 내년도 외상센터 예산을 200억 넘게 늘리기로 한 가운데 조 교수의 하루는 또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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