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0대 여성이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고도 헤어진 동거남에게 피살됐습니다. 경찰이 준 위치 추적기로 신고까지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경찰은 엉뚱한 곳에 갔고요. 늑장 출동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58살 배모 씨가 동거하다 헤어진 57살 임모씨의 주점에 찾아간 건 지난 21일 오후 6시 28분입니다.
이전부터 배씨로부터 위협을 받아온 임씨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해 손목시계 형태의 위치추적기를 차고 있었습니다.
이날도 배 씨가 돈을 달라며 행패를 부리자 임씨는 위치추적기를 눌러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엉뚱하게도 임씨가 사는 아파트로 출동했다 허탕을 치고 나서야 주점 앞에 도착했습니다.
임씨가 배 씨의 흉기에 찔려 숨진 뒤였습니다.
[유족 : 한탄스럽기만 하고 심지어 경찰차보다 구급차가 먼저 왔습니다.]
경찰은 위치추적기 탓으로 돌립니다.
[경찰 관계자 : 위치가 정확하게 안 나오고 광범위하게 나오고 신변보호는 24시간 밀착해야 되는데 현실적으로 안 되니까요.]
이 와중에 경찰은 한 주민에게 현장에 늦게 도착한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주민 : 개인이 사건장면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되니까 (지우라고…)]
경찰은 임씨에게 지급된 것과 동일 기종의 위치추적기 2000여대를 다음달부터 신형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