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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박승춘 전 처장 검찰 수사 의뢰…'적폐 청산' 본격화

입력 2017-12-19 11:38

재임 기간 비위행위 축소감사·감독부실 등…직무유기 혐의
"공직 기강에 심각한 영향 미치는 묵과할 수 없는 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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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기간 비위행위 축소감사·감독부실 등…직무유기 혐의
"공직 기강에 심각한 영향 미치는 묵과할 수 없는 사안"

보훈처, 박승춘 전 처장 검찰 수사 의뢰…'적폐 청산' 본격화


국가보훈처가 19일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보훈처의 각종 비위 의혹과 관련해 박승춘 당시 보훈처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는 보훈처 차원의 '적폐 청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훈처는 이날 박 전 처장 재임 시절 5대 비위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박 전 처장과 최완근 전 차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재임 기간 비위행위에 대한 축소감사나 관리감독 부실 등이 발생했고, 비위행위 발생 기간 이에 대한 관리감독 부서의 조사 또는 자체 감사도 미흡하거나 전무했다는 것이 보훈처의 판단이다.

보훈처가 조사한 박 전 처장 재임 기간 보훈처의 비위 의혹은 우편향 논란을 빚은 '호국보훈 교육자료집'이라는 이름의 안보교육 DVD 제작·배포, 나라사랑재단 횡령·배임, 나라사랑공제회 출연금 수수, 고엽제전우회·상이군경회 수익사업 비리 등이다.

박 전 처장이 재직하던 2011년 11월 보훈처는 안보교육 DVD 11장짜리 세트 1천개를 만들어 배포했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는 지난 10월 말 문제의 안보교육 DVD가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라 국정원의 지원으로 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보훈처는 "전임 박승춘 처장의 2011년 취임 이후 나라사랑교육과가 각종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안보교육을 진행하는 등 대선 개입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 6월 신설된 나라사랑교육과는 안보교육 사업을 주도한 부서로, 피우진 현 처장 취임 직후인 올해 7월 폐지됐다.

보훈처는 이날 '안보 활동'이라는 명목 아래 종북 척결, 세월호 특조위원장 사퇴 등 고엽제법에 정한 본래의 설립목적과 관계없는 정치 활동을 진행하고 '관제 데모' 의혹이 제기된 고엽제전우회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고엽제전우회는 보훈처의 관리감독을 받는 보훈단체다.

보훈처는 고엽제전우회가 증빙 자료 없이 출장비·복리후생비를 집행한 점과 최근 검찰 수사에서 위례신도시 주택용지를 특혜 분양받은 것으로 드러난 점 등을 들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관리감독 대상 단체인 상이군경회에 대해서도 자체 감사를 통해 자판기와 마사회 매점 등 일부 사업을 승인 없이 운영하고 있음이 밝혀졌으며, 마사회 자판기운영사업은 사실상 명의대여 사업을 했고 사실상 위탁계약으로 인해 이익이 제3자에게 돌아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보훈처 감사에서는 박승춘 전 처장 재임 기간인 2011년 보훈처 직원 복지를 위한 '나라사랑공제회' 설립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5개 업체에 특혜를 주는 조건으로 1억4천만원의 출연금과 3억5천만원의 수익금을 내도록 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는 지난해 5월 국무조정실 감사에서도 적발됐지만, 당시 보훈처는 담당 공무원에 대해 청렴 의무 대신 공정 의무 위반만 적용하고 징계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경고 조치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보훈처는 보훈사업을 위한 '함께하는 나라사랑 재단'의 회계 질서 문란과 부적절한 예산 집행을 적발하고 업무상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전직 재단 이사장과 전직 감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보훈처는 안보교육 DVD 문제와 관련, 당시 담당 과장이었던 공무원도 검찰에 고발했고 나라사랑공제회 등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공무원 10명에 대해서는 중앙징계위원회 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보훈처는 이날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매우 유감스럽게도 감사 결과 그간 박승춘 전 처장과 관련 공무원들은 해당 위법 혐의 사항을 인지하고도 조치하지 않거나 축소·방기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보훈처의 공직 기강은 물론, 보훈 가족들의 생활 안정과 복지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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