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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피바다 된다"…목숨 걸고 무력 진압 반대한 장군

입력 2017-09-05 22:15 수정 2017-09-0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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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투기 폭격 계획은 민간인들을 한번에 대량 살상하겠다는 발상이지요. 그런데 진압 작전 초기부터 군 내부에서는 광주 작전이 이뤄질 경우 엄청난 규모의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선의 기자입니다.

[기자]

5·18 당시 보안부대가 작성한 '광주사태 소탕작전 회의 동정' 문건입니다.

1980년 5월 23일 이희성 계엄사령관이 주관한 이 회의에서 진종채 2군 사령관은 광주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제안했고, 참석자 대부분이 찬성했습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난 뒤 당시 육군본부 보급운영처장이던 박춘식 준장이 계엄사령관에게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박 준장은 군이 무력 공격을 하면 광주시가 피바다가 되는데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면서 시민들에게 직접 가서 설득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희성 계엄사령관은 "박 장군 밑에 영관장교가 없느냐"고 못마땅하게 대답했고, 박 준장은 "내가 장군이라서가 아니라 나 하나 죽어서 유혈사태 없이 평온을 찾는다면 그 이상의 영광이 없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박 준장의 제안은 묵살됐고 신군부는 나흘 뒤인 5월 27일, 전남도청에 무력으로 돌입하면서 수많은 희생자를 냈습니다.

전문가들은 박 준장의 발언이 담긴 이 문건이 당시 신군부 내부에서도 과잉진압 우려가 제기됐고, 또 폭력을 막으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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