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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태풍 속 경선 재개…신경전 치열

입력 2012-08-28 17:19

문재인, 단합강조.…톤 조절 나선 非文
북상에 한때 개최 여부 혼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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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단합강조.…톤 조절 나선 非文
북상에 한때 개최 여부 혼선도

태풍민주통합당의 28일 원주 경선은 모바일투표 공정성 시비로 파행을 빚다가 정상화된 뒤 치러지는 첫 대결인 만큼, 후보자들 간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특히 제주ㆍ울산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압승한 상황이어서, 강원에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 측은 투표 결과를 기다리면서 초조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애초 비문(非文ㆍ비문재인) 후보들은 이날 `이-문(이해찬 대표-문재인 후보) 담합' 문제 등을 꺼내 들며 문재인 후보와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으나 실제 연설에서는 한발 물러섰다.

이들 후보가 문제로 삼았던 모바일 투표 실패자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판명된 상황에서, 경선 중단 문제가 강조될 경우 자칫 역풍이 불어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더구나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정쟁을 벌이는 모습이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안됐다는 후문이다.

이날 경선이 진행된 원주 인터불고 호텔에서는 최근 벌어진 감정싸움을 반영한 듯 행사 전부터 각 후보 캠프 응원단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文 "분열 안돼"..非文은 톤 조절 = 첫 연설자로 나선 문재인 후보는 경선 파행 사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단합을 강조했다.

문재인 후보는 "우리가 싸울 상대는 당 밖에 있다. 우리보다 강력하다"면서 "우리가 힘을 하나로 모아야만 이길 수 있다. 우리끼리 상처내고 분열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 부족했다. 정권을 넘겨준 것은 정말 뼈아프고 송구스럽다"면서 "실패와 좌절의 경험이 있기에 민주정부 10년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자제하면서 톤 조절에 나섰다.

김두관 후보는 "경선이 잠시 중단된 것은 불공정한 경선, 비상식적인 절차를 바로잡기 위해 것이지, 유불리를 따지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솔로몬 앞에서 자식을 살리기 위한 어머니의 심정으로 (경선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특정지역 후보가 아니라 영호남 친노 비노 진보 중도까지 아우를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면서 "영남에서 민주당을 지켜온 김두관이 가장 민주당스러운 후보라 자부한다"고 문재인 후보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김 후보가 미리 배포한 연설문에는 "특정 세력의 패권주의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겠다. 특권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민주당을 위기로 몰아넣는 친노 세력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문구가 들어갔지만, 현장에서는 이 같은 언급을 피했다.

정세균 후보는 "축제와 감동이 돼야할 경선이, 공정하고 신뢰받고 투명해야할 경선이, 그렇게 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부터 다시 시작된다. 당당하고 의연하게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정책과 콘텐츠가 있고, 대통령 역할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정세균이 당선돼야 양극화와 경제위기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드릴 수 있다"면서 "민주당의 정통성과 실력, 국정운영 경험 등 3박자를 갖춘 정세균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제압할 수 있는 필승카드"라고 힘을 주었다.

그는 또 "비바람이 불때 민주당을 지켜왔고, 용기와 신뢰로 민주당 지켜온 동지들이 정통성을 갖춘 정세균을 지지하고 지켜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후보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악을 행하는 자들 때문에 불평하지 말며,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시기하지 말지어다. 네 일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같이 하시리로다"라고 말해 간접적으로 당 지도부와 문재인 후보를 비판했다.

손 후보는 "특권과 반칙으로 몸살 앓는 이 나라, 난파선 같은 이 대한민국호가 무서운 기세로 몰려오는 글로벌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경험있는 노련한 선장이 필요하다"면서 "갓 나온 초보선장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또 "지역구도로는 이기지 못한다"면서 "2002년 노무현을 찍고, 2007년 이명박에게 넘어간 중간층 중산층 수도권의 표를 찾아올 사람인 손학규가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후보들, 악수는 했지만..`냉랭' = 제주 경선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던 후보들 사이에는 이날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문재인 후보와 손학규 후보는 행사장에 입장하는 과정에서 마주치자 아무 말 없이 악수만 나눴다.

문 후보는 김두관 후보 응원단에 다가가 악수를 청하자, 이 가운데 한 명이 "페어플레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손 후보는 문 후보 응원단 앞을 지나갈 때 박수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해찬 대표가 입장할 때는 손학규 후보 지지자가 "똑바로 하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응원전은 제주 경선과 달리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각 캠프 자원봉사자들은 행사가 호텔 실내에서 열린 만큼 다른 이용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조용히 응원전을 진행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태풍으로 개최 여부 혼선 = 민주당은 이날 오전 태풍 볼라벤이 북상하자 강원 경선의 개최 문제를 놓고 한동안 우왕좌왕했다.

당 선관위는 각 캠프의 의견을 취합하고 긴급회의를 열어 논의한 끝에 행사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태풍 진로가 서해 쪽으로 향하는 것 같아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후보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각 캠프에서는 선관위에 결정을 일임했지만, 일부 후보 캠프에서는 의견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임채정 당 선관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선관위와 당에서는 행사를 연기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있었다"면서도 "울산 경선에서 후보들과 우리 유권자들이 만나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날씨 때문에 연기하면 서로 교감하고 소통할 기회가 멀어진다는 염려가 있어 대회를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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