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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폭언·폭행에 무방비…'취객과 전쟁' 고통받는 그들

입력 2018-05-07 21:25 수정 2018-05-0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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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객'에게 폭행 당한 구급대원과 택시기사가 연이어 숨지는 사건이 있었지요. 오늘 밀착카메라는 밀폐된 곳에서 '취객'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폭언과 폭행에 무방비로 시달리는 고통스런 일상들을, 구혜진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취객이 구급대원을 손으로 때리기 시작합니다.

구급대원 제지에도 멈추지 않습니다.

[취객 : (건들지 마세요.) 당신은 나를 치료해 줄 사람이잖아. 내가 건드려도 당신은 참아줘야 하는 거야.]

욕설은 기본입니다.

[야 이 씨X. (욕하지 마세요.) 야 이 씨X 이 XX야.]

[야이 개XX 놈아. 우리 서민이 그리 우습게 보이더냐. 나 교도소 넣어라.]

침을 뱉거나 멱살을 잡고 발길질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환자를 실어갈 때 몸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데, 그 과정에서 깨어난 환자들이 난동을 피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송영준/도봉소방서 현장대응단 구급대원 : 시비를 거는 거죠. 사소한 걸로. 혈압을 재는데 이걸 왜 감아 붕대 왜 이런 식으로 감아?]

좁은 구급차에선 무방비로 폭행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송영준/도봉소방서 현장대응단 구급대원 : 돌아가신 분도 뒤에 한 분이 타신 걸로 아는데, 여자 대원들은 주취자들이 더 만만하게 보고 쉽게 폭행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환자는 간이침대에 누운 채 이송이 되고요. 머리 맡에 한 명, 다리쪽에 한 명, 이렇게 세 명이 이송이 됩니다. 손을 뻗기만 해도 닿을 수밖에 없는 자리인데, 피할 수 있는 공간은 없습니다.

[김화덕/도봉소방서 현장대응단 구급대원 : 굉장히 우울하고 가슴 아프기도 하고요. 사명감으로 하는데 이런 일이 계속 터지면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지하철과 열차에서도 취객과의 전쟁이 매일 벌어집니다.

종점에서 취객을 깨우는 승무원을 폭행합니다.

등산을 마치고 음주를 하는 사람이 많은 경춘선이 대표적입니다.

[열차 승무원 : 술김에 객기도 부리시고 목소리도 높아지시고 (다른 승객이) 뭐라고 하면 싸우기도 하고…]

지난 1일엔 70대 택시기사가 승객에게 폭행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망한 택시기사 지인 : 본인이 차를 탄게 아니고 다른 사람이 태워줬다고 하더라고요. 이동하면서 목적지를 제대로 물어보려고 해도 그 사람이 제대로 못 알아듣다가…]

서울의 한 유흥가, 밤 10시가 넘자 술에 취한 사람들이 도로로 쏟아져 나옵니다.

비틀거리며 도로로 나가 택시를 잡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취객은 택시도 잡지 못합니다.

[집에 가야지. 까불지 말고. 가는 데가 내 집이야.]

택시에 타서도 행선지를 제대로 말하지 못합니다.

[신월동이요. (신월동 어디요?) 신월동.]

일부 택시 기사들은 폭행과 폭언 우려에 취객을 피합니다.

[택시기사 : 버스기사에게 폭력을 휘두를 경우 승객이 있다면 엄하게 다스리지만 택시 같은 경우 1:1로 가기 때문에 한적한 곳에서 폭력을 할 경우 당해 내기 어렵죠.]

버스처럼 택시에도 취객으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가림막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택시기사 : 이 시간에 10명이면 9명은 그렇다(취했다)고 봐야 해. 별사람 다 있어. 술 마시면 X인데.]

설문조사에 따르면 택시기사 10명 중 4명은 승객의 폭행을 경험했습니다. 이 중 절반은 한 달에 한 번꼴로 폭행을 경험하는데요. 지금이라도 음주에 관대한 문화를 바꿀 제도 개선이 필요해보입니다.

(인턴기자 :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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