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문화유산인 '만리장성' 모습입니다. 아무리 막아놔도 이렇게 몰래 낙서하는 사람들 꼭 있습니다. 결국 중국 당국이 남자친구와 자기 이름을 쓴 중국 여성을 붙잡아 낙서를 직접 지우게 하고 그 장면을 찍어 공개했습니다.
베이징 박성훈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만리장성 구간 중 장벽 원형이 가장 잘 보존돼 있는 팔달령입니다.
역사적 현장을 다녀갔다며 이름을 남기고 싶었던 걸까.
망루로 이어지는 성벽 곳곳에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날카로운 도구로 돌을 긁어낸 겁니다.
망루는 더 심각합니다.
오랜 시간 비바람을 견뎌온 성벽이 관광객들이 남긴 낙서로 흉물스럽게 변했습니다.
[천둥양/관광객 : 실제로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계속한다면 만리장성이 후대까지 잘 보존될 수 없을 겁니다.]
훼손 금지 팻말이 곳곳에 붙어있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그냥 쓰기만 할 거야. 감시원이 오는지 안 오는지 잘 봐.]
상황이 이렇자 중국 경찰은 지난 9일 성벽에 낙서를 한 여성을 체포했습니다.
벽면에 남자친구와 자신의 이름을 쓰고 하트 표시를 남겼습니다.
당국은 이 여성을 현장에 데려와 자신이 한 낙서뿐 아니라 다른 낙서도 전부 지우도록 했고 이걸 찍은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장웨이/팔달령 만리장성 관리소장 : 비문명적인 행동을 할 경우 경찰을 동원해 반드시 처벌할 것입니다.]
유적을 보전하려는 중국 당국의 의지는 이해하지만 영상까지 공개해 망신을 준 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