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네, 오늘(9일) 탐사플러스는 가정에서 이뤄지는 아동학대 문제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7살, 4살 남매를 수년 동안 학대한 한 엄마의 얘기인데요. 지금 검찰로 넘겨진 상태입니다. 이렇게 학대가 계속돼서 아이들이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는 동안 주변에서는 이를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아이의 머리채를 움켜쥔 한 여성이 아이의 입에 거칠게 칫솔질을 합니다.
아이는 겁에 질린 듯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고함을 치던 여성이 순간 아이의 얼굴에 손바닥을 날리고,
[양모 씨/어머니 : 가만히 있으라고. 왜 이러는데. 가만히 있으라고. 이, 이.]
아이가 울며 얼굴을 감싸 쥐자 이번에는 주먹으로 내리칩니다.
폭행을 피하기 위해 아이가 두 손을 뻗어보지만 소용 없습니다.
지난달 10일 경기도 평택의 한 아파트 욕실에서 벌어진 아동 학대 현장입니다.
4살 난 박모군을 때린 것은 엄마인 35살 양모 씨.
[양모 씨/어머니 : 잘하면 안 맞잖아. 이 XXX야. 꼭 장난을 치고 XX이야.]
누나 박양이 보는 앞에서 동생의 얼굴과 등을 구타한 데 이어 욕설도 퍼붓습니다.
박군의 뒷목을 잡고 세면대에 고개를 박기도 합니다.
남매에 대한 양 씨의 학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약 2년 전입니다.
[박모 씨/아버지 : 밥을 먹는데 반찬만 먹는다고, 색연필 칠하다 묻었다고 식탁에서 발로 차서 엎어져 있는데 와서 가슴을 발로 밟고.]
아이들 장난감이나 가위, 손에 잡히는 것은 대부분 폭행 도구가 됐습니다.
[박모 씨/아버지 : 첫째는 장난감 교구로 머리를 때려서 머리가 찢어졌어요.]
교대 근무로 집을 자주 비운 남매의 아버지가 학대를 의심했지만 "놀다 다쳤다"는 대답 뿐이었습니다.
[박모 씨/아버지 : 항상 애들이 다치는 게 제 근무 때입니다.]
학교나 유치원에서도 아이들의 위험 신호를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둘째 박군의 유치원에서는 아이의 폭력성향이 심하다며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지만 학대와 연결짓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아버지 박 씨가 집안 곳곳에 CCTV를 설치했고, 이틀 만에 폭행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양씨를 아이들로부터 떼어놓은 경찰은, 지난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