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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고독한 미식가는 고독하지 않았다'

입력 2018-05-07 21:37 수정 2018-05-08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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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아저씨가 혼자 밥 먹는 게 전부인데 그걸 누가 보겠나"
- 마쓰시게 유타카 / 배우

배우 마쓰시게 유타카는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고된 일과를 마친 남성이 혼자 식당 밥을 먹는 이른바 '혼밥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드라마의 인기는 배우의 예상을 뒤집었습니다.

2012년 첫 방영 이후에 드라마는 지금도 계속 제작 중이니까 말입니다.

배우의 말처럼, 남자가 혼자 밥 먹는 게 전부인 드라마가 이토록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으며
음식을 먹는 포상의 행위
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치유

- 드라마 < 고독한 미식가 >

땀 흘려 노동한 사람이 밥상을 마주하는 순간은 육체적 허기뿐 아니라 정신의 허기까지 채워주는 시간이기에 사람들은 그의 먹는 행위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고독한 미식가는 고독했으나 결코 고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

그런가 하면 4년 전 광장에서 벌어진 그것은 고독과도…

미식과도 거리가 먼 그저 탐욕과 조롱이었습니다.

자식 잃은 부모의 단식을 피자와 치킨으로 조롱한 자들의 웃음소리.

먹는다는 행위가 단지 미개와 야만으로 연결되던 순간들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무언가를 위해서 먹지 않는다는 행위는 먹는다는 행위의 반대편에 있을 뿐 아니라 육체의 허기와 영혼의 허기를 바로 그 무언가를 위해서 찍어누르고 해체해 가는 고통의 과정인지라…

"조롱성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 하겠다"
- 박성중 / 자유한국당 홍보본부장


한국당의 대응이 강경한 것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겠지요.

"절박한 상황에서 몸을 축내면서 단식하는데
조롱당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
- 김성태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단식을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한 정치인 역시 "절박한 상황에서 몸을 축내면서 단식하는데 조롱당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 면서 한숨을 내쉬었으니 말입니다.

한때 46일을 자진해서 단식했던 한 아비는 그를 향해서 편지를 썼습니다.

< 김성태 의원님께… >
- 김영오 / 세월호 유가족


"자식을 잃은 아빠를 비난하고 조롱하며 죽은 아이들을 오뎅이라 부르"던 모욕을 참아냈으며, "폭식 투쟁하는 일베들이 편히 먹을 수 있게 배려하여 자리도 깔아주었"던 기억을 하나하나 짚어내며…

누가 더 절박한가를 그는 외치고 있었습니다.

"단식은 죽을 각오로 해야… 병원에 실려 가도록 " - 안홍준 / 당시 새누리당 의원
"노숙자들이 하는 것 같은 느낌" - 김태흠 / 당시 새누리당 의원


그는 단식하던 자신을 향해 쏟아지던 당시 여당 의원들의 조롱을 기억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땅거미 내리는 저녁 시간.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고로는 고독한 밥상과 마주할 것입니다.

그 고독한 밥상이 더욱 소중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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