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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넌 해고야"…'TV쇼식 통치' 트럼프 발등 찍나

입력 2018-03-16 11:45 수정 2018-03-1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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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넌 해고야"…'TV쇼식 통치' 트럼프 발등 찍나


◇"넌 해고야!" 2004년 TV쇼의 트럼프
 
[취재설명서] "넌 해고야"…'TV쇼식 통치' 트럼프 발등 찍나 `어프렌티스` 미국 NBC
 

빨간 넥타이를 맨 트럼프가 출연자에게 묻습니다.
"왜 내가 당신을 해고하지 않아야 하나요. 당신, 해고야!(You're Fired)" "넌 해고야!"

14년 전인 2004년 미국 NBC 방송의 '견습직원(어프렌티스)' 시즌1의 트럼프 모습입니다. 트럼프는 이 리얼리티 TV쇼를 2015년까지 약 11년간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16명 안팎의 출연자가 참가해 물건을 파는 등 경쟁을 하는 것이죠.

트럼프가 1주일에 한 번씩 참가자를 해고해 마지막 1명에게 25만 달러의 연봉을 주고 계열회사 경영을 맡깁니다.

'넌 해고야'는 당시 최고 유행어가 됐습니다. 트럼프는 이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의 자질을 깎아내리고 경쟁을 시킵니다.

그러다가 최후의 두 명 중 한 명에게 "당신은 고용됐어(You're hired)"라고 하면 한 시즌이 마무리됩니다.

◇백악관에서 재현된 TV쇼식 '모욕주기

BBC와 CNN은 2018년 백악관에서 TV쇼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경질이 TV쇼가 재연된듯했다는 것이죠.

해외 언론들이 주목한 것은 트럼프가 틸러슨을 해고한 직후 기자들에게 내놓은 독설입니다. "북미 회담에 대해 틸러슨과 얘기하지 않았다. 내가 한 결정이다." 1년 넘게 일해온 국무장관과 중요한 현안을 상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 것이죠.

트럼프 내각의 서열 1위였던 인물에게 이보다 더 큰 모욕은 없겠지요.

비슷한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취임 후 26명의 백악관 고위직이 그만두거나 해고됐습니다.

눈에 띄는 사례는 이 프로그램 출신의 백악관 대외협력담당 오마로자 매니골트입니다. 어프렌티스 시즌1에 출연했던 인연으로 트럼프에 발탁돼 이른바 '문고리 권력'의 하나로 불렸습니다. 그 또한 지난해 말 백악관을 떠났습니다.

◇트럼프의 블랙리스트

'트럼프 취임 1년간 참모 교체율은 34%로 지난 40년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다'(월스트리트저널)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참모 해고 또는 교체가 지지율에 악영향을 준다고 보도했습니다. 결국 잦은 참모 교체는 자신의 발등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 최근 펜실베이니아 주의 러스트벨트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패했습니다. 11월 중간선거용 핵심 마케팅인 철강관세 효과가 먹히지 않았던 걸까요. 앞선 몇 군데 보궐선거에서도 승자는 민주당이었습니다.

미국 주요 언론은 백악관에 몇 차례 더 해고 파도가 올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백악관 살생부'가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후보를 반대하거나 비난했던 인사들에 대한 광범위한 블랙리스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 명단 밖에서 사람을 찾다 보니 자르고 싶은 맥 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도 대안이 없어 쉽게 자르지 못한다는 설명입니다.

◇안정된 천재 vs 바보

백악관 이너서클의 은밀한 얘기를 풀어낸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의 저자는 백악관 참모 대부분이 트럼프의 정신상태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는 평소 자신을 천재로 자평해온 데서 더 나아가 스스로 '안정된 천재'라고 말했지요. 정신 상태가 온전한 천재가 자기 발등을 내려칠 가능성은 낮을 겁니다.

조금 전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드 니로는 "트럼프는 인간에 대한 애정도 측은지심도 없는 바보"라고 독설을 날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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